"MOU 파탄 부른 7월 상선 공격, 종전 거부 이란 강경파 단독작전"
NYT 보도…7월 초 카타르 3척 피격 직후 美 공격 재개
최고지도자 공백 속 지도부 내 권력 암투 격화 탓 확전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의 온건 세력이 미국과의 평화 협정을 성사해 경제 회복을 추진하려 했으나, 강경파가 은밀하게 호르무즈 해협 상선 공격을 감행해 협상을 고의로 파탄 낸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과의 양해각서 체결 직후인 지난 7월 초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3척이 공격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격분했다. 당시 공격으로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불타고 다른 선박들도 피해를 봤지만, 이란 중앙 지휘부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사전에 이를 알지 못했다.
이란 정부와 안보기구 조사 결과, 이 공격은 평화 협정에 반대해 온 강경파 성직자 호세인 타에브 등이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6월 17일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이후 스위스와 카타르 등에서 후속 협상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이란 전문가인 알리레자 남바르 하기기는 캐나다에서 언론 인터뷰에 응하며 "선박 공격은 트럼프와의 양해각서를 폭파하고 향후 모든 협상 및 거래의 전망을 살해하려는 목적으로 기획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군인가족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호세인 타에브는 "우리 국민의 권리를 무시하고 적(미국)의 과도한 요구에 양보하는 협상은 이란 정치가 설 자리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타에브는 이후 국내 반대파 진압을 담당하는 바시지 민병대 수장으로 임명됐다.
강경파가 세력을 넓힐 수 있었던 배경에는 취임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공백도 작용했다. 모즈타바의 행방과 국정 관여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그 명의로 발표된 성명과 메시지의 진위까지 의심받으면서 이란 지도부의 혼선이 커졌다.
지난 7월 말 국영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한 이란 국방대학교 고위 성직자 겸 학자인 호자톨에슬람 알리레자 피루즈만은 이런 상황과 관련해 "보안 상황상 그(모즈타바)를 보호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묻건대 이것이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느냐"며 "만약 우리가 우리의 지도자를 볼 수 없다면 우리는 영구적인 약화와 쇠퇴 상태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상선 공격 뒤 미국이 7월 초부터 다시 보복 공습에 나서면서 양국은 결국 다시 전쟁 상태로 돌아갔다. 이란 지도부 내부에서는 고성 다툼과 사퇴 위협이 이어졌고, 온건파와 강경파 사이의 갈등도 한층 격화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은 전쟁 확대가 이란을 더 깊은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강경파 군부는 미국과 동맹 세력에 대한 추가 공격을 주장하며 주도권을 넓히는 모습이다.
결국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와 석유 수출 중단, 물가 급등과 통화 가치 하락이라는 경제적 압박 속에서 협상 대신 확전을 선택하는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특히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을 지휘하는 세예드 마지드 무사비 준장을 비롯한 강경파 장성들은 대결을 강력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갈리바프 의장의 수석 고문인 마흐디 모하마디는 "이란과 미국 간의 전쟁은 확전 단계에 진입했다"고 못 박았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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