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안지구 '정착민 포위 공격'에 네타냐후 공개 규탄 요구"
서안지구 주택 3채 일주일째 봉쇄…팔레스타인계 미국인 가족도 피해
"테러 행위" 親이스라엘 美 대사도 맹비난…총선 앞둔 네타냐후 '쉬쉬'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려는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민가 포위 행위를 공개 규탄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 관계자들이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이번 봉쇄를 공개 비판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특히 봉쇄된 주택 중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루이 리디의 가족들이 사는 집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이 항의의 계기가 됐다.
현재 이스라엘 정착민들은 서안지구 쿠스라의 주택 3채를 일주일 가까이 포위하며 거주 중인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감금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번 봉쇄는 지난 주말 정착민들이 주택 앞마당에 텐트를 설치하고 수도·전기 공급을 끊는 한편, 도로를 막아 인원과 구호물품의 출입을 차단하면서 시작됐다.
마을 내 봉쇄된 주택 3곳 중 1곳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여성 아이샤 하산은 "우리는 매우 두렵다"며 "새로울 것이 없다. 엿새 동안 이런 상태가 이어졌다. 정착민들은 여전히 여기에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유엔은 어린이 2명 등 약 1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물과 전기가 끊긴 채 집 안에 갇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국제적인 논란이 되자, 친이스라엘 성향인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도 정착민들의 행위를 "위협하고 괴롭히기 위한 끔찍한 테러 행위"라고 비판하며 미국 대사관의 요청에 따라 이스라엘군과 경찰이 현장에 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쿠스라 봉쇄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에게 정착민 공개 규탄은 정치적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정권의 핵심 지지층인 정착민 표심과 연정 내 극우 세력의 반발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은 일대를 폐쇄 군사 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이 조치는 오히려 팔레스타인 주민과 인권 활동가, 취재진의 접근을 막는 데 이용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주민들은 군이 정착민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자신들의 집을 비우게 한 뒤 결국 정착민이 들어오게 하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은 국제법상 불법이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이를 부인하며 정착촌을 확대하고 있다. 서안지구에는 약 300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과 50만 명의 이스라엘 정착민이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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