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유지·관리 '자발적 분담금' 검토…유럽국 부담"

"걸프 국가·IMO 일부 회원국이 재원 조달…서비스 비용으로 활용"
"말라카 해협 도입 '항행보조시설 기금' 참고 모델로 거론 중"

선박 추적 웹사이트에 표시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이동 상황. 2026.5.4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유지·관리 비용을 유럽 국가들이 '자발적 분담금' 형태로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4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걸프 지역과 유럽 소식통들에 따르면 걸프 국가들과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 유럽 회원국 일부가 기금 재원을 조달하는 것이 구상의 골자다.

분담금은 호르무즈 해협 내 항행 관리와 환경 보호, 수색·구조 및 기타 서비스 비용 충당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소식통은 이란·오만·미국을 포함한 IMO 176개 회원국 중 어느 국가도 아직 이 제안을 IMO 공식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제 해운 요충지에 의무적 통행료를 부과할 법적 근거는 없으나, 유엔 소식통은 자발적 기금 형태라면 실행할 수 있는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말라카 해협 유지·관리를 위한 비용 분담 체계로 설립된 '항행보조시설 기금'이 참고 모델로 거론된다.

말라카 해협의 유지·관리는 기술적으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3국 소관이지만, 이들 국가는 등대·부표 및 기타 항행보조시설의 비용을 이용국들이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약 10년 전 항행보조시설 기금이 도입됐고, 일본·호주·미국 등 국가와 민간 해운사들이 비용 충당을 위한 기금을 내왔다.

유사한 기금이 호르무즈 해협에 도입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안을 두고 논의 중인 이란과 오만은 재개방을 대가로 각국이 자발적으로 기여금을 내도록 압박할 수 있다.

오만은 에너지 수출입을 걸프만에 의존하는 국가들과 선주들이 기꺼이 기금을 낼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주요 강대국들과 해운업계는 이란 전쟁으로 심각하게 타격을 받은 글로벌 공급망의 원활한 통행과 최소한의 차질을 보장하기 위해 기꺼이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두고 미국과 이란은 극심한 온도 차를 보여 왔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련 내용을 담은 종전 양해각서(MOU) 5항이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개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 강경파들은 MOU 5항에 따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배타적 통제권을 가지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