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먹잇감 된 미군기지…'35년 동맹' 美-쿠웨이트 모두 재검토
美국방부, 3월 미군 6명 사망 후 주둔 병력 축소 검토…'대규모 주둔' 회의론
발전소·공항 등 인프라 초토화에 쿠웨이트도 부담…새 파트너로 안보 다각화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이 30년 넘게 굳건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 온 쿠웨이트 주둔 미군 규모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과의 전쟁이 격화하며 미군 기지가 이란의 집중 공격 표적이 되자, 안보의 핵심 자산이었던 대규모 주둔군이 오히려 안보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회의론이 미 국방부 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은 이란의 공격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미 쿠웨이트 내 병력 일부를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미군 6명이 한꺼번에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병력을 한 곳에 영구 주둔시키는 전략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쿠웨이트가 감당해야 할 피해도 막심했다. 이란은 쿠웨이트 내 발전소와 식수 공급의 90% 이상을 책임지는 담수화 시설, 국제공항, 항만 등 핵심 인프라를 겨냥해 미사일 수백 발과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
이 때문에 쿠웨이트의 주 수입원인 원유 수출길이 수개월간 막히는 등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상황은 미군 주둔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더글러스 실리만 전 쿠웨이트 주재 미국 대사는 WSJ에 "미군 주둔이 이란의 공격을 유발하는 부담이 됐지만, 동시에 쿠웨이트를 지키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이 공존한다"며 쿠웨이트의 딜레마를 설명했다.
쿠웨이트는 안보 다각화를 시도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역을 해 온 파키스탄과 방위 협정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바데르 알사이프 쿠웨이트대 역사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는 재래식 전쟁이 주를 이루던 시절에나 유효했던 미국의 방위 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경종을 울렸다"고 분석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국 주도 다국적군의 도움으로 이라크로부터 해방된 쿠웨이트는 이후 미군 주둔을 국가 안보의 최대 보증 수표로 여겨 왔다.
한때 미군 1만3500명이 주둔하며 세계 최대 미 육군 군수 허브 역할도 했지만 이제는 미군의 존재가 오히려 안보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이 먹혀들 여지가 생겼다.
한때 미 국방부에서 중동을 담당했던 엘리자베스 덴트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연구원은 "미군이 주둔 규모를 영구적으로 줄일 경우, 미국의 방위 공약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쿠웨이트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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