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수도 30여곳 뚫렸다…이란발 사이버 공격에 기반시설 공포 확산

미네소타주 30여곳 동시 공격, 배후로 이란 지목
노후화된 사회기반시설, 사이버 공격에 속수무책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주에서 30곳이 넘는 지역 상수도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큰 혼란이 빚어졌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연방수사국(FBI) 등 당국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미국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란을 유력하게 지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식수 오염과 같은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언제든 미국 전역의 핵심 기반 시설이 마비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졌다.

미네소타주 정보기술서비스(MNIT)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지난 26~27일 이틀에 걸쳐 주 전역의 약 36개 상수도 시설을 겨냥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해커들은 원격으로 물의 흐름과 처리를 제어하는 운영 기술(OT) 시스템, 특히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PLC)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브레이엄시에서는 정수장 가동이 약 90분간 중단돼 주민들이 한때 물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수사 당국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한 이유는 공격 방식 때문이다. 커들은 시스템을 마비시킨 뒤 돈을 요구하는 랜섬웨어 방식 대신, 시스템 교란 자체에 집중했다. 금전적 이득보다 사회적 혼란을 노리는 국가 배후 해커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특히 이번 공격은 미 사이버안보·기반시설안보청(CISA)이 "이란 연계 해커들이 미국 수자원 시스템을 노리고 있다"는 경고 지침을 발표한 지 불과 나흘 만에 발생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미국 사회기반시설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트 조지 브레이엄 시장은 성명을 내고 "지방 정부가 제한된 인력과 낡은 기술로 외국의 적들과 싸워야 하는 실정"이라며 "이번 공격이 정책 입안자들에게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 전 구축돼 보안 업데이트조차 어려운 수많은 미국 내 수자원 시설이 사이버 공격의 '쉬운 먹잇감'이 되고 있다고 오랫동안 경고해 왔다.

이란은 지난 2월 개전 이후 미국을 향한 사이버 공격 수위를 높여왔으며, 지난 3월에는 미국의 거대 의료기기 회사인 스트라이커를 공격해 시스템을 마비시킨 전례가 있다.

전직 FBI 사이버 부문 부국장이었던 신시아 카이저는 "오리가 뒤뚱거리며 걷고 꽥꽥 운다면, 그건 오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며 이란 배후설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이번 공격이 금전적 목적이 없고, 최근 이란이 수자원 시설에 보인 관심을 고려할 때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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