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마스 무장해제 합의"…공받은 이스라엘 '불만'(종합)

평화위원회-하마스-중재국간 체결…UAE 다흘란-美쿠슈너 핵심 역할
이스라엘 관리 "합의안 미흡…가자 완전한 비무장화 전엔 철군 안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이 설치한 '옐로 라인' 근처의 무너진 건물들을 16일 촬영한 모습. 2026.1.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내 하마스 및 모든 무장 세력의 완전한 무장해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이 합의는 트럼프 발표 몇시간 전 이집트에서 하마스와 평화위원회, 그리고 중재국인 이집트·카타르·튀르키예 대표단 사이에서 체결됐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 합의안에 대해 "마침내 가자가 새로운 팔레스타인 정부의 통치를 받게 되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동시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가 더 이상 테러 공격의 기지로 이용되지 않음으로써 마땅히 누려야 할 안보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트럼프 20개 항 평화 계획 이행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며, "합의는 신중하게 계획된 단계들을 거쳐 이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설명에 따르면 하마스 무장해제가 완료되면 이스라엘군은 철수하고, 국제안정화군(ISF)은 새로운 팔레스타인 경찰과 협력해 가자지구 주민 및 그 이웃 국가들의 안전을 책임지게 된다.

하지만 이날 오전 협상 타결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자 한 이스라엘 관료는 합의안 내용이 불충분하다며 찬물을 끼얹었다. 이번에 하마스가 평화위원회와 중재국 사이 합의한 것은 15개항짜리 무장해제 실행안인데, 이스라엘이 거부하면 실제로는 효력이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 합의안은 8개월에 걸쳐 하마스가 무기를 팔레스타인 기술관료들로 구성된 '가자 행정위원회(NCAG)'에 넘기도록 하고, 국제안정화군과 팔레스타인 경찰이 지원하는 구조다.

개인 무기 반납 시 보상금을 지급하고, 협조한 하마스 인원은 사면받는다. 또한 무기 저장고·터널·생산 시설을 제거하는 포괄적 과정이 포함돼 있으며, "하나의 권위, 하나의 법, 하나의 무기"라는 원칙에 따라 진행된다.

이스라엘 관리는 이 제안이 예루살렘의 "완전한 비무장화 요구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하마스가 완전히 무장해제되고 가자가 비무장화되기 전에는 가자지구 내 '옐로 라인'에서 철수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네타냐후 정부가 최근 평화위원회 특사 토니 블레어에게 이러한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 아랍 외교관은 하마스가 "공을 이스라엘 쪽으로 넘길 수 있다"는 점에서 평화위원회의 무장해제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채널12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제안을 수용할 경우 '즉각적 위협'이 아닌 공격은 금지될 전망이다.

이번 협상에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이번 안은 가자지구 내 모든 무기를 단계적으로 폐기하고, 테러 인프라를 완전히 제거하는 포괄적 과정"이라며 "상호주의에 기반해 한쪽의 이행이 다음 단계의 이행을 촉발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검증 메커니즘도 마련돼 있어 합의 이행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전직 가자 보안 책임자 무함마드 다흘란의 개입도 확인됐다. 그의 측근은 "다흘란이 미국 측, 특히 재러드 쿠슈너와 직접 접촉하며 협상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쿠슈너는 지난해 가자 휴전 성사에도 핵심 역할을 했으며, 이번에도 다흘란과 긴밀히 협의해 왔다. 다흘란은 아부다비에 거주하며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대통령의 측근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초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 국장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마스 고위 관계자들도 31일 무장해제 합의를 확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두 명의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 현지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협상단의 가지 하마드는 하마스 무장해제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이 어렵고 복잡했지만, 팔레스타인 대표단이 최선의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면서, 무장해제 관련해서는 이스라엘군의 철수와 지역 재건 과정 등 다른 문제들과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기 전에는 무장해제와 관련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며, 점령군이 합의 틀 내에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