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피해서 이란 때린 우크라…전쟁 엉키며 국제전 비화 우려
美지원 절실한 우크라, 이란 상선 공격하며 美 위해 뛰어들어
이란, 美봉쇄에 카스피해 우회 무역로 활용해와…"전선 복잡해져"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러시아와 이란 사이 위치한 카스피해에서 우크라이나가 이란 상선을 공격하면서 미국-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결합해 국제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카스피해에서 장거리 드론으로 러시아와 이란이 연계된 군수물자 수송 선박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해당 공습으로 자국 상선이 폭발하고 선원이 사망했다며 우크라이나가 '침략 행위'로 전쟁을 확대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같은 날 자국 정보당국이 러시아가 걸프국 및 역내 미군 기지에 대한 위성 사진을 이란에 제공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관련 첩보를 우방들에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란과 러시아는 전통적 동맹 관계다. 이들은 각각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하고 러시아는 물밑에서 이란에 군수물자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우크라이나의 카스피해 이란 상선 공격은 이란 전쟁 여파로 중동의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의 교전 재개로 홍해 봉쇄 위험까지 높아진 상황과 맞물려 발생했다.
미 경제주간 포춘은 이란 전쟁 장기화를 직면한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경제적 포위망'을 강화하는 국면에서 우크라이나가 이란 선박을 공격했다며 "새로운 전선 형성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카스피해는 세계 최대의 내륙 해로 북서쪽으로는 러시아, 남쪽으로는 이란을 접한다. 이란과 러시아는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미국의 봉쇄로 제한되자 카스피해를 대체 무역로로 활용해 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 일각에서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을 통해 미국이 카스피해 일대 이란 북부 국경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며 종전 합의 압박을 강화하려 한다는 추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의 하미드레자 아지지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설 필수 무기를 공급해 주는 서방에 자국의 쓸모를 입증하길 원하며, 미국도 우크라이나를 이란 압박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뒤 이란이 친미 걸프국들에 무차별 보복 공격을 가하자, 이들 중동국에 자국의 최신 드론 방공 기술을 전수하며 연대를 표명한 바 있다.
아지지 연구원은 "이란 전쟁이 사우디아라비아-후티,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두 가지 다른 분쟁과 점점 더 밀접하게 얽히는 모습"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전쟁이 더욱 복잡하고 다차원적인 국제 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한 보복을 천명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란이 해상에서 우크라이나 연계 선박이나 우크라이나 기반 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유럽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며 유럽연합(EU)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우크라이나의 공격 책임자와 배후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윌리엄 스패니얼 미 피츠버그대학 교수는 소셜미디어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처럼 단일 국가가 두 개의 전선에서 교전하는 상황은 아직 아니다"라면서도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선이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z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