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당국 "이란 새 최고지도자, '핵무기 보유' 의지 전임자보다 강해"

강경파 "핵무장만이 살길" 목소리 높아져…미·이스라엘 공세 역효과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2016년 3월 2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할 당시의 모습이다.(제3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 정보기관이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아버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보다 핵무기 개발에 더 관심이 많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2003년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대량살상무기(WMD) 생산·사용을 금지하는 종교 칙령(파트와)을 발령한 바 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핵무기 제조·비축은 '하람'(종교적으로 금지된 행위)이라는 입장을 반복해서 표명해 왔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이를 이란의 기만전술이라고 평가하며, 이란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망설임이 진심이었다고 믿었다.

평가 내용을 보고받은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은 이란 전쟁 전 공개 발언과 도청된 대화를 바탕으로 모즈타바가 아버지와 달리 핵무기 개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2월 NYT는 미국 관리들이 조 바이든 행정부 말기 이란이 운반은 어렵지만 일정 수준의 파괴력을 갖춘 초보적 수준의 핵무기를 단기간에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모즈타바는 이러한 유형의 무기는 유용성이 떨어진다고 보지만, 향후 소형화돼 장거리 미사일에 탑재될 수 있는 열핵탄두(수소폭탄) 개발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모즈타바는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의 핵무기 생산 포기 조항에 대해서도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달 19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종전 MOU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며, MOU를 승인하긴 했지만 '원칙적 문제'로서 동의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모즈타바는 그간 공개 성명에서 이란의 핵 능력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지만,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발언한 적은 없다.

그러나 미 정보기관들은 모즈타바를 비롯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들어선 새로운 이란 정권 지도부가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야망을 더 강하게 품고 있다고 믿고 있다.

전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는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부친의 뒤를 이어 신임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그 역시 공습으로 중상을 입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당국자들은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견해에 대한 정보의 대부분이 전쟁 이전의 것이라고 전했다. 당국자들은 그가 여전히 정부를 통솔하고 있지만, 36년 이상 통치했던 아버지와 같은 절대적인 권한과 영향력은 갖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

NYT는 "최고지도자가 핵무기 개발에 열려 있다는 판단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한 추가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의 중동 프로그램 책임자 로즈메리 케라닉은 이번 주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우라늄 농축시설 건설을 도울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추진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졌다"고 NYT에 전했다.

케라닉은 "이란은 이제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향후 시도를 억제하기 위해 핵무기를 확보하려 할 훨씬 더 큰 동기를 갖게 됐다"며 "이란의 핵확산을 막겠다는 이번 전쟁의 목표에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