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탄 맞은 건물 잔해 헤치고"…이란 외무, 하메네이 폭사 당일 회고
"테헤란 정부청사서 대미협상 보고 중 연쇄 폭격 받아"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상부 보고 중 세 차례의 연쇄 폭발로 건물이 흔들렸다. 폭발은 점점 더 가까워졌다. 이윽고 건물 왼쪽이 완전히 파괴되면서 천장과 벽,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최근 이란 언론인 자바드 모구이와의 인터뷰에서 전쟁 첫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 폭사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회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을 시작한 2월 28일 오전 아라그치 장관은 수도 테헤란의 정부 청사에서 알리 아스가르 헤자지 이란 최고지도자 비서실장에게 미국과의 핵 협상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
아라그치 장관은 폭발음이 점차 가까워지더니 헤자지 실장의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에 직격탄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헤자지 실장의 비서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지만 아라그치 장관과 헤자지 실장은 공습 지점의 반대편에 있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아라그치 장관은 "헤자지 실장의 손을 잡고 무너진 기둥과 판자, 나무 조각 사이를 함께 헤쳐 나갔다"며 "천장에서 물이 쏟아져 내렸고 모든 것이 파괴됐다. 겨우 밖으로 빠져나오니 건물 곳곳에 공습당한 흔적이 보였다"고 했다.
그는 관용차가 공습으로 훼손된 탓에 지나가던 행인의 도움을 받아 즉시 외무부로 향했다며 "사흘 동안 모든 것과 단절된 채 누가 생존했고 누가 순교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분투했다"고 설명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후 암살 가능성에 대비해 차량으로 테헤란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고위 관료들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공습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메네이를 비롯해 이란 정보부와 외교정책전략위원회, 국방위원회 고위 당국자들이 회의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 직후 공습을 개시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스라엘이 이 회의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는 것이 문제"라며 "안보 허점이 여전하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존한 아라그치 장관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과 함께 대미 협상을 이끌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6월 중순 종전 양해각서(MOU)를 발효했지만 이달 들어 호르무즈 해협 일대 상선 공격을 두고 상호 휴전 위반을 주장하며 지난 7일부터 다시 교전을 재개해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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