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사일·드론 등 군사 전력 건재…美공습 효과 의문
지하시설 보관 일부 미사일 건재…요르단 미군기지 피격 3명 사망
휴전 기간 미사일 기지 재건 작업도…미국과 장기전 끌고 갈 의도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이 수개월 동안 이란을 공습하며 미사일과 드론 시설을 대부분 파괴했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이란이 여전히 상당한 군사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군 사망자가 다수 나온 요르단 미군기지 미사일 공습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17일 이란은 요르단의 무와파크 살티 미 공군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해 미군 장병 3명이 사망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당시 공격에는 케이바르 셰칸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가장 효과적인 미사일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22년 공개된 케이바르 셰칸은 사거리가 최소 약 1450km인 탄도미사일로 고체연료와 위성 유도체계를 갖추고 있다. 미사일 방공망을 회피할 수 있는 기동형 재돌입 탄두(MaRV)를 탑재하고 있어 이스라엘과의 교전에서도 사용된 바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며칠 전 공개한 영상에서 최근 공격에 '파타흐'(Fattah), '졸파가르'(Zolfaghar), '파테흐-110'(Fateh-110), 키암(Qiam) 등 탄도미사일과 함께 순항미사일 파베(Paveh)와 샤헤드 드론 등도 동원했다고 밝혔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4월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기능적으로 파괴됐으며, 발사대와 미사일은 고갈됐고 완전히 무력화됐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전쟁 전 이란이 보유하고 있던 미사일 중 21%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개전 초기 이란의 미사일 기지를 공습하며 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 등을 타격했으나 이란은 미사일 등을 지하에 보관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군사 분석가들은 케이바르 셰칸을 비롯한 무기들은 지난 3~4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습한 지하 시설에 보관되어 있었으나 이후 이란이 입구를 다시 파내어 일부 기지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이란은 휴전 기간을 이용해 미사일 기지 등을 재건하기도 했다. 위성사진에서도 이란이 전국 여러 미사일 기지에서 새로운 도로를 만들고 터널 입구를 보강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런던 킹스칼리지의 짐 랜슨 분석관은 "터널 입구를 공격할 수는 있지만, 이란은 공병 부대를 동원해 이를 비교적 빠르게 복구하고 다시 작전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 정치대학의 니콜 그라예프스키도 이번 요르단 공격에 대해 "이란이 미사일을 다시 보충했거나, 기지에 있던 일부 미사일을 다시 꺼내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며 보다 성능이 뛰어난 미사일도 분명 아직 일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란의 건재한 군사 전력은 미국과의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란의 목표는 장기전을 통해 미국의 전쟁 비용을 높여 트럼프 대통령의 확전 위협을 되돌리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자국의 통제권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이란 전문가인 베남 벤 탈레블루는 "아랍 세계를 상대로 한 이란의 점진적인 초토화 정책은 미국의 개입 확대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이 지역에서 철수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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