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경고 하루 만에…사우디 원유선 2척 홍해서 '유턴'

중국·인도행 270만배럴 싣고 수에즈운하로 항로 변경
지중해·지브롤터·아프리카 지나야 해 운송 지연 불가피

지난 12일(현지시간) 촬영된 바브엘만데브해협의 위성사진. (NASA 월드뷰 제공) 2026.07.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항만 이용 선박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사우디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 2척이 홍해에서 항로를 되돌렸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선박 자료를 확인한 결과, 중국·인도로 각각 향하던 유조선 2척이 이날 홍해 남쪽으로 운항하다 유턴해 수에즈운하 방향으로 북상했다고 보도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들 선박 중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신룽양'은 전날 사우디 서부 얀부항에서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중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이 배는 홍해를 빠져나가기 전 항로를 되돌려 수에즈운하 쪽으로 향했다.

인도행 사우디 원유 약 70만 배럴을 실은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로도스'도 같은 날 유턴했다. 두 선박이 운송 중인 원유는 모두 270만 배럴이다.

이와 함께 이번 주 후반 얀부항에 도착해 원유를 선적할 예정이던 VLCC '뉴 프라임'은 홍해로 향하기에 앞서 아예 오만 인근 해상에서 항로를 되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후티는 전날 사우디에 대한 '해상봉쇄'를 선언한 데 이어, 해운사들에 보낸 이메일에선 "사우디 항만에서 화물을 싣거나 내리는 선박은 금지 대상"이라며 위반 선박은 작전 범위 내 "어느 곳에서든" 공격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해 연안 얀부항은 이란이 통제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사우디산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핵심 우회로다. 그러나 후티가 장악한 예멘 북부 해안은 홍해 남쪽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맞닿아 있다.

따라서 사우디산 원유를 운반하는 선박들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 수에즈운하로 나간다면 지중해·지브롤터해협을 거쳐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아시아로 향해야 해 운송 기간이 수주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아프라막스급 유조선은 원유를 실은 채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있지만, 이보다 선체가 큰 VLCC는 원유를 내려 수메드(SUMED) 송유관을 통해 지중해로 보내야 한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유조선들의 이번 항로 변경은 후티의 봉쇄 선언이 위협을 넘어 실제 선박 운항과 사우디 원유 수송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