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에 바브엘만데브까지…글로벌 기름길 '이중봉쇄' 위기
사우디 얀부항 수출 직격…아시아 원유 인도 약 1개월 지연
"유가·정제제품 가격에도 영향…세계적 경기 침체 가능성도"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20일(현지시간) 예멘 정부군을 돕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교전을 벌인 끝에 급기야 수년 만에 사우디에 대한 '홍해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후티 반군이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성공적으로 봉쇄한다면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틀어막힌 상황에서 글로벌 원유 공급이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과거 후티 반군이 2023년 홍해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아덴만 인근에서 선박 공격을 시작한 뒤 글로벌 해운사들은 홍해를 통해 수에즈 운하를 통항하는 대신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항로를 이용한 바 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며 중동과 유럽, 아시아를 잇는 원유 운송 핵심 통로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완전 봉쇄가 이뤄진다면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연안 얀부 항구를 통한 원유 수출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게 된다.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4월 이후 사우디는 얀부 항구를 통해 일평균 450만 배럴 이상의 원유와 연료를 수출했는데, 이중 약 70%는 아시아로 향했다.
케이플러의 원자재 리서치 담당 이사 맷 스미스는 봉쇄가 현실화해 더 많은 유조선이 희망봉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아시아 정유사들의 원유 인도 시점이 한 달가량 지연될 수 있다고 짚었다.
스미스는 "첫 한 달 동안 충격은 막대할 것"이라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사우디산 물량의 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재 상태의 초대형 유조선(VLCC)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지중해로 나갈 수 없고,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이집트 수메드(SUMED) 송유관의 수송 용량도 고정돼 있어, 희망봉을 경유하는 우회로에 몰리는 수요로 극심한 혼란과 물류 병목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컨설팅업체 스트라타스 어드바이저스의 존 페이지 대표는 "만약 후티가 실제로 홍해 통항을 방해하고 멈춘다면 유가는 물론 정제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세계 경제 전체를 뒤흔들고, 어느 시점부터는 세계적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정유사들이 가용 물량 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원유 가격이 다시 한번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페이지 대표는 "유가가 배럴당 115~120달러 위로 다시 오를 수 있고, 선박들이 아프리카를 돌아가는 더 긴 항로를 택하면서 운임과 보험료도 함께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au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