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특화 이란, 폭격 무용지물"…美정보당국 '무기한 교착' 전망

연이은 공격에도 이란 '요지부동'…CIA "이란 협상태도 안 바뀔 것"
WP "트럼프, 지상군 투입은 너무 위험해 선택지 많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동기지에 도착해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2026.07.1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의 최근 군사 작전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협상 태도를 누그러뜨릴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미 정보기관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을 중심으로 작성한 이번 보고서에서 미 당국자들은 지난 2월 말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고위 지도부와 다수의 군사 장비를 잃었음에도 이란 정권의 생존력이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의 지속적인 군사적 충돌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핵 개발 등에서 자신들이 보여 온 완강한 협상 태도를 완화하거나, 심각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정보기관 당국자들은 당분간 이란과 미국 사이에는 평화도 전쟁도 아닌 '무기한 교착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5월에도 CIA는 이란이 최소 3~4개월 동안 미국의 해상 봉쇄를 견뎌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중순 종전 양해각서(MOU)를 발효했지만 지난 7일부터 상호 휴전 위반을 주장하며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교전을 재개했다. 미군은 지난 11일부터 이란에 매일 야간 공습을 퍼붓고 있다.

미국의 공습에 이란도 쿠웨이트, 바레인 등 주변 걸프 국가들의 미군 기지를 공격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특히 공습으로 미군 추가 전사자가 최소 3명 발생하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사상자가 늘어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미군 병사를 죽일 때마다 대가를 몇 배로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실시한다고 선언하며 주요 에너지 수송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서 처한 정치적 딜레마를 보여주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이 이란 정권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지상군 투입 등 지금보다 군사 작전 수위를 대폭 높여야 한다. 그러나 이는 전쟁에 대한 국내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위험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조너선 패니코프 전 국가정보위원회(NIC) 근동 담당 부정보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을 더 강하게 공격해 태도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 정부는 자신의 최우선 순위가 정권의 생존임을 거듭 보여줬다고 말했다.

패니코프는 WP에 "상당한 규모의 충돌이 계속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소강상태 이후 전투가 재개되는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을 명령할지는 회의적이라며 "미국에 마땅한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양국 간 충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외교적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이는 이날 "최근 며칠 동안 외교적 노력이 활발히 진행됐고, 여러 중재국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당국자들은 이란 내부 '실용주의자'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등 강경파 사이의 긴장 관계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그들은 대화하고 싶다, 협상하고 싶다는 신호를 계속 보낸다. 그러나 우리가 대응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행동"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또한 "이란 체제 내부에서도 분열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외교의 문이 열리고 이란을 위해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승리해 체제나 협상 주도권을 잡는다면 매우 긍정적인 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