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이란은 왜 무릎 안꿇지"…트럼프 '충동 외교' 한계 봉착
NYT "굽신거리고 양보하던 상대들과 달리 위협 안통해"
"이란 신정 체제 과소평가…미국 능력은 과대평가해 오판"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자신의 대응 방식이 통하지 않는 이란이라는 적수와 마주하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136일째였던 전날(13일) 안전 비용 명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화물에는 화물가액의 20%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국제법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행료 부과는 용납할 수 없다던 기존의 원칙과 배치됐었다.
하지만 걸프 국가가 반발하자 다음 날인 이날 통행료 부과 계획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하루 만에 계획을 180도 바꾼 건 이란과의 전쟁을 수행하는 데 있어 얼마나 갈팡질팡하고 있는지를 방증한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 들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에 군사비 증액을 압박하고, 무역 파트너로부터 양보를 얻어냈다. 또한 하룻밤 만에 베네수엘라를 사실상 장악하며 힘을 과시했다.
대통령과 국무장관에게 중동 문제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규칙대로 움직이지 않는 나라를 만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규칙이란 상대가 굽신거리고 아첨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위대한지 칭찬하고, 기꺼이 내놓을 수 있는 모든 양보를 얻어내는 것"이라고 평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수잔 말로니 외교정책 담당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동안 강경한 세계 정책은 어느 정도 운이 따르고 상대국이 때때로 협상의 문을 열어준 덕분에 효과를 봤다"고 했다.
하지만 이란 전쟁에 있어선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한 군사적 전략도 외교적 전략도 부재한 걸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2월 말 시작한 전쟁 초기에 4~6주 안에 마무리된다고 판단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결렬되자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재개하고 추가 공격을 위협하면서도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이 버티는 데엔 심각한 위기에 처한 이란 경제가 있다. 시간을 끌면 미국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이란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상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걸로 보인다고 NYT는 덧붙였다.
존 해나 미국 유대인 국가안보연구소(JINSA)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집권한 신정 체제를 과소평가하고 미국이 이란 정권을 무너뜨릴 능력은 과대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전 중동 평화 협상가인 애런 데이비드 밀러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걸프 지역에서 패권을 장악하려는 새로운 야망을 가진 잔혹하고 집요한 적을 상대하고 있다"며 "이란의 목표가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아바스 밀라니 스탠퍼드대학교 이란학 연구소 소장이자 보수 성향의 후버 연구소 연구원은 이란이 실제로 종전 합의를 원하고 있으며 경제가 붕괴 직전에 있기에 "협상을 절실히 원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복잡한 역사와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협상단을 파견했다며 이란은 "항상 예상치 못한 일을 벌이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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