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면전 못한다' 판단에 이란, 상선 공격 지속…"오판일 수도"

이란, 대미 협상 지렛대인 호르무즈 통제권 포기 못해 '도발' 지속
'중간선거 앞' 트럼프, 전쟁 재개 부담이지만…"충동적 결정 가능" 우려

빨간 빛의 석유 파이프라인 뒤로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지도. 2025.6.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하며 도발을 감행하는 것은, 미국이 전면전은 피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장기적으로 해협의 통제권을 틀어쥐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며칠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선박 최소 3척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미군은 연이틀 대대적인 타격으로 대응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전이 "끝났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금 대규모 전면전으로 돌입하는 데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향한 여론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냉담해져만 갔는데,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지지율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가능성 수준에서만 거론되며 '칼집에 든 칼'로 기능하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은 2월 28일 개전 이후 본격적으로 이란의 강력한 무기로 쓰이고 있다.

중동연구소 수석연구원 알렉스 바타나카는 "이란은 근본적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고 있음을 인정받기를 원한다"며 "그것이 그들의 마지노선이다. 이전의 우라늄 고농축을 대체하는, 미국과 서방에 대한 지렛대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시간이 자기들 편이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걸프 국가들보다도 오래 버틸 수 있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정책센터 수석연구원 네가르 모르타자비 역시 "이란은 전면전이라는 문턱을 넘지 않으면서도 절제되고 제한적인 확전을 통해 억지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고 봤다.

다만 '호르무즈 도발에도 미국이 전면전은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란의 판단이 섣부른 것으로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충동적이고 변칙적인 결정을 자주 선보인다는 점, 총선을 앞두고 급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재개의 청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 등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확전 위기가 이어지거나 현실화한다면 결국 걸프 국가들이 다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쟁 직후 이란은 걸프 국가 내 미군 기지를 표적으로 삼았으며, 최근에도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기지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다.

쿠웨이트대 정치학 조교수 하마드 알투나이얀은 쿠웨이트와 바레인을 가리켜 "이란은 이 두 국가를 걸프 지역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고 비용은 적은 압박 지점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