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항, '이란 전쟁' 이후 최대…평시 대비 42.5% 회복"

해운 데이터업체 "22일 하루 최소 37~42회 통항"
'정상화 조짐' 속 보험료·기뢰 제거 등 변수 여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2026.06.18..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량이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이 해협을 통한 에너지·원자재 운송이 점진적으로 재개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평시 수준엔 아직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해운 분석업체 케이플러는 전날 하루 동안 호르무즈 해협에서 최소 37회의 선박 통항이 기록됐다고 밝혔다. 다른 해운 데이터업체 AXS마린은 컨테이너선 등 상업 선박을 포함해 42회 통항한 것으로 집계했다.

AFP는 "이들 두 업체 기록을 교차 확인한 결과, 총 51척의 서로 다른 배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는 전쟁 전 호르무즈 해협의 하루 평균 통항량 약 120척의 42.5%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던 곳이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22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 중엔 LNG 운반선 5척도 포함돼 있다. 이들 선박은 가스를 싣지 않은 채 해협을 지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미하일 토도로프 AXS마린 애널리스트는 그간 LNG 운송업체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단 이유로 "통항 정상화 가능성의 가장 분명한 신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를 실은 유조선과 비료 등 건화물을 운반하는 벌크선 등 원자재 관련 선박의 호르무즈 통항도 미국·이란이 지난주 종전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합의를 기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AFP는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른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한 3월 1일 이후 미·이란이 합의에 도달한 이달 14일 전까진 하루 10척 미만의 원자재 선박만 해협을 통과했다"며 "그러나 이달 15일 이후 하루 평균은 21척으로 늘었고, 최근 닷새 동안은 하루 28척까지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완전 정상화까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디팍 마우리아 HSBC 애널리스트는 23일 자 보고서에서 "지속 가능한 합의, 기뢰 제거, 보험료 인하가 이뤄질 때까지 해운 정상화는 지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관리 방식도 향후 2개월간 진행될 미·이란 간 MOU 후속 협상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이란 국영 매체에 따르면 이란 측 협상단 수석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앞서 21일 스위스에서 진행된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결코 전쟁 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법에 따라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이날 오만과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영해'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강조하며 향후 해협 관리 방식과 부과 가능한 비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에 맞서 대이란 해상봉쇄에 나섰던 미국도 MOU 합의를 계기로 봉쇄 조치를 해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미 해군은 더 이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을 것"이란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필요할 경우 봉쇄를 재개할 수 있도록 모든 함정은 그대로 배치돼 있다"면서도 "현시점에선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