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불법 정착촌 농산물을 자국산으로 속여 유럽 수출"

공익단체 보고서 "'서안'·'골란고원' 아닌 '이스라엘산' 표기 제품 17% 이상"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 제닌 근처 라바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과 경계를 서고 있는 이스라엘군. 2025.7.1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원산지를 이스라엘로 속여 유럽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글로벌 에코 공익소송 센터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2017년 10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이스라엘에서 수출된 6827건의 농산물 선적 화물과 3만 건 이상의 수출 기록을 분석해 공개했다.

유럽으로 향하는 농산물 선적물의 17% 이상이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에서 생산된 제품을 포함하고 있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국한할 경우 비율이 거의 20%에 달했다. EU는 1967년 이후 점령한 영토와 이스라엘을 구분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보고서는 "제품 라벨링을 담당하는 소매업체와 식품 제조업체가 점령지 내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요르단강 서안(이스라엘 정착촌)' 또는 '골란고원(이스라엘 정착촌)'이 아닌 '이스라엘산'으로 허위 표기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착촌 제품이 진짜 원산지를 숨기기 위해 △정착촌 생산지를 이스라엘 본토 주소로 등록하거나 △실제 생산지와 일치하지 않는 이스라엘 내부의 허위 주소를 사용하고 △수출 전 정착촌 제품을 이스라엘 본토 제품과 혼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한 개별적 오류가 아닌 조직적 은폐의 결과"라며 "정착촌 농산물이 버젓이 눈에 띄는 곳에 숨겨지거나 허위 주소로 경로를 바꾸고 이스라엘의 공인된 국경 안에서 생산된 제품과 섞이면서 관료적 관행 속에서 법적 구분마저 무력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이스라엘 정착촌 농산물이 이스라엘산으로 둔갑해 유럽 시장에 정기적으로 진입하는 시스템은 수많은 EU 협정과 법률, 정책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제사법재판소(ICJ)는 2024년 7월 각국이 이스라엘 본토와 점령지를 명확히 구분해야 하며 점령 체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제 활동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 전쟁 이후 서안지구를 점령하고 있다. 당시 시리아 영토였던 골란고원의 3분의 2도 장악했고 1981년 일방적인 합병 선언을 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