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트럼프 만류에도 이란 석유화학공장에 보복…유가 급등
이란도 이스라엘 공군기지 즉각 재보복…두달 휴전 무산 위기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스라엘군이 이란의 군사시설을 넘어 핵심 경제 기반시설인 석유화학공장까지 타격하면서 양국 간의 보복 악순환이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 자제 요청에도 이스라엘이 타격 범위를 전방위로 넓히자 이란 역시 이스라엘 공군기지를 즉각 공습하며 재보복에 나섰다. 지난 4월 8일 휴전이 발효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무력 충돌이다.
이란 반(半)관영 파르스통신은 8일(현지시간)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주의 항구도시 반다르에마흐샤르 인근에 위치한 '카룬 석유화학공장'이 이스라엘군의 발사체 공격을 받아 일부 시설이 파손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제스탄주 보안담당 부지사는 이 시설의 피격 사실을 공식 확인했으며, 마흐샤르 석유화학 특구는 공습 가능성에 대비해 현장 근로자 전원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남서부 마흐샤르의 석유화학 단지 내 여러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이번 공습은 지난 7일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11발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지만, 타격 대상에 레이더 기지와 군사시설뿐 아니라 국가 기간산업인 석유화학시설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제 유가는 즉각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전일대비 4.57% 급등한 97.34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서부텍사스산원유는 4.26% 오른 94.40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이번 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공습 자제를 강력히 권고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별칭)에게 전화해 보복하지 말라고 말할 것"이라며 "이스라엘도 때렸고 이란도 때렸으니 더 이상의 보복은 필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폭스뉴스를 통해서도 이란을 향해 "미사일을 쐈으면 됐다, 이제 테이블로 돌아와 협상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고 공습을 단행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오전 핵심 장관들만 소집해 소수 정예 안보내각 회의를 열고 향후 작전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내 레이더 기지와 석유화학공장을 공격하자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즉각 재보복에 나섰다.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 남부의 네바팀 공군기지와 중부의 텔노프 공군기지를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이 이란 내 3개 지역의 레이더 기지와 기간시설을 공격한 데 따른 대응"이라며 경고를 무시한다면 중동 내 모든 미국과 이스라엘 자산을 타격하겠다고 예고했다.
AFP통신은 예루살렘에 파견된 기자들이 대피소로 피하는 과정에서 연쇄적인 폭발음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새로 감지된 이란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전선은 대리 세력을 통한 동시다발적 충돌로도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란은 같은 날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을 공격했으며,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역시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해 이스라엘군이 요격에 나섰다.
전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외곽을 공습한 뒤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핵심 거점을 정밀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밤 10시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수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11발을 모두 요격했다고 밝혔다.
양국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원유 및 가스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가능성은 한층 불투명해졌다. 중동 정전 협상을 중재하려는 파키스탄 등의 외교적 노력과 미·이란 간의 동결자금 해제 협상은 사실상 정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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