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레바논 당국에 휴전 제안 거부 통보…의회 의장 전달"(종합)

사무총장 "터무니없고 굴욕적…허울뿐인 절차 끝내라"
"우리 마을·국민 공격당하면 이스라엘 정착촌도 무사 못해"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수장 나임 카셈 사무총장. 2024.10.16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휴전 합의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레바논 당국에 전달했다고 4일(현지시간) AFP가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헤즈볼라 관계자는 AFP에 "헤즈볼라의 동맹이자 중재자 역할을 하는 나비흐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에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베리 의장은 시아파 정당을 이끌고 있으며 헤즈볼라와도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가 소유·운영하는 레바논 알마나르 방송에 따르면, 나임 카셈 헤즈볼라 사무총장은 이날 이맘 루홀라 호메이니(이란 이슬람혁명 지도자) 서거 37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휴전 합의에 반발하며 이스라엘과 직접 대화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카셈 사무총장은 "직접 협상의 결과는 터무니없고 굴욕적이며 레바논에서 거부할 것"이라며 "무장 해제를 합의의 근거로 삼는 것은 레바논을 약화시키고, 존립을 위협하고, 국가를 불안정하게 하고, 이스라엘의 이익을 위해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것으로, 이스라엘이 전쟁으로 달성하지 못한 것을 정치적으로 달성하게끔 허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합의가 "레바논 국민 일부를 말살하고 나머지를 굴복시키기 위한 로드맵"이라며 "가짜 휴전이라는 구호 아래 안보 협상 틀을 짜는 것은 항복이자 패배로 적의 목표에 복무하는 것이며 지옥이 얼어붙는 것만큼이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침략의 완전한 중단, 휴전, 그리고 레바논 영토에서의 이스라엘 점령군 철수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 마을이 폭격당하고 우리 국민이 죽어가는 한 이스라엘 정착촌은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레바논 관리들을 향해 "'직접 협상'이라 불리는 이 허울뿐인 절차와 굴욕을 끝내고, 적들이 필연적으로 굴복하게 될 여러분의 지도 아래 주권 국가라는 선택지를 중심으로 한 국민적 단결을 통해 스스로를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에스마일 카니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에 레바논 전선에서 전쟁 전 지점까지 철수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쿠드스군은 이란 역외 해외 작전과 특수전을 전담하는 IRGC의 특수 부대로, 그때까지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헤즈볼라 대신 입장을 냈던 것으로 풀이됐다.

헤즈볼라는 지난 3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했고, 이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일부 지역을 장악하며 레바논 공습을 확대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과 드론 공격을 이어 가고 있다.

이란은 미국과 합의한 휴전 범위에 레바논도 포함된다면서 종전 조건으로 레바논 공격 중단을 요구해 왔다.

미 국무부는 지난 2~3일 이스라엘과 레바논 대표단이 참석한 제4차 고위급 3자 회의를 주재했으며, 그 결과 양국이 휴전 이행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합의안에서는 헤즈볼라가 완전히 공격을 중단하고 레바논 남부 리타니 지역에서 모든 대원을 철수시키는 것을 휴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