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마디에 레바논 공습 철회?…네타냐후, "주권 상실" 역풍

트럼프 개입 해석 확산…"속국" 공방으로 번진 정치권 논쟁
여권 내부서도 균열…"미국에도 '노(NO)' 해야 한다" 반발

2020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재로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만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맨 왼쪽)와 바레인, UAE 외교장관들. 2020.09.15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베이루트에 대한 공습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스라엘 내부에서 “미국의 속국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일 네타냐후 총리가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베이루트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다며 “베이루트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고, 양측이 발포 중단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공습 계획 철회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입김에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확산됐다. 야당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스라엘을 “완전한 속국(vassal state)”이라고 비판했고, 차기 총선 경쟁자인 나프탈리 베넷 전 총리도 정부가 “주권적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은 이란과의 전쟁 종전 협상 과정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워싱턴과 테헤란 간 협상 구도에서 주변화되고 있다는 정치적 현실과 맞물려 있다. 미국은 이란과의 휴전 및 핵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협상의 조건으로 레바논을 포함한 전 전선에서의 긴장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 압박을 지속하려는 입장이지만, 미국의 외교 전략과 충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필요할 때는 미국 대통령에게도 ‘노(No)’라고 말해야 한다”며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부 의사를 밝히고 헤즈볼라에 강경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은 지난 3월 재개된 이후 레바논 남부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남부 레바논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으며,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과 드론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중동 전쟁 확전 국면 속에서 이스라엘의 대미 외교 의존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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