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스라엘 패싱' 가속화…"네타냐후, 조종석→객실 밀려"

NYT 등 "美, 대 이란 협상서 이스라엘 배제…정보도 안 줘"
트럼프, 호르무즈 개방 우선…이스라엘, 'JCPOA보다 나쁜 합의' 우려

이스라엘 의회에 함께 나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5.10.13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서 이스라엘이 사실상 배제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정치적으로 막다른 길에 몰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디언·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현재 대이란 협상에서 이스라엘을 철저히 배제하고, 진행 상황에 대한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외면 속에 협상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역내 다른 국가들의 관리 등 인맥을 총동원하고 이란 정권 내부에 심어 놓은 정보망까지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네타냐후 총리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작전에서 '부조종사'였지만 이제는 한낱 승객에 불과하다"며 "이스라엘이 조종석에서 이코노미석으로 밀려난 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마음이 급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전쟁을 통해 이란 정권 전복과 핵·미사일 프로그램 완전 제거를 주장하며 종전 노력을 거부해 왔다.

현재 미국은 이란과 휴전 60일 연장,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란 제재 일부 해제, 이란 핵 프로그램 제한을 위한 후속 협상 등을 명시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5년 체결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보다 나은 합의를 하겠다고 주장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제약이 오히려 완화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스라엘 유명 평론가 나훔 바르네아는 "이스라엘이 변덕스럽고 실속 없이 절박하기만 한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완전히 좌우되고 있다"며 "지금 논의 중인 합의안이 체결된다면 이란 정권 주머니로 수십억 달러가 흘러 들어가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치평론가 벤 카스핏은 종전 이후 이란 핵 프로그램이 더욱 가속할 위험이 있다며 "이란이 핵폭탄을 보유하게 된다면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별칭)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TOI는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불안이 원유 시장과 전반적인 경제적 안정을 위협하자 미국의 우선순위가 명확하게 바뀌었다"며 이스라엘이 전쟁을 시작할 수는 있어도 종식을 결정짓는 것은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내부적으로는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를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 외교적 경력의 정점'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지만, 전쟁이 길어지자 정부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이란 전쟁 향방은 오는 10월 전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이스라엘 총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스라엘 일간 하욤은 "이란이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