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공동대응 외쳤다가 '중동 왕따' 된 UAE…사우디와 결별 수순"

블룸버그 보도…이란 공습에 '우리 전쟁 아니다' 선 그은 사우디
UAE 분노의 OPEC 탈퇴 배경…이스라엘과 군사동맹, 파키스탄엔 돈줄 차단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3.12.0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맞서 공동 군사 보복을 제안했던 아랍에미리트(UAE)가 '걸프 형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으로부터 외면당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걸프 형제국들의 배신에 분노한 UAE는 결국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하고 독자 노선을 선언하며, 중동의 오랜 안보 협력 체제에 거대한 균열이 생겼음을 공식화했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었다. 이란은 보복 조치로 걸프 지역의 항만, 공항, 호텔 등을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특히 UAE는 약 3000기에 달하는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으며 최대 피해국이 됐고,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대통령은 이란을 억지하기 위해 걸프협력회의(GCC) 차원의 공동 군사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비롯한 주변국 정상들의 반응은 냉담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들은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고, 사우디는 UAE의 공동 대응 요구를 오히려 정세를 악화시키는 '도발적 행위'로 간주했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기지를 피격당한 카타르마저 내부적인 보복 검토 끝에 외교적 해결로 방향을 틀었다.

동맹의 거부에 고립된 UAE는 결국 지난 3월과 4월, 주변국의 지지 없이 독자적으로 이란에 대한 제한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이 서운함과 분노는 지난 4월 말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전격 탈퇴하는 충격적인 결정으로 이어졌다.

UAE는 현재 1981년 이란 혁명에 맞서기 위해 창설된 GCC 탈퇴까지 검토하며 사우디 중심의 질서와 완전한 결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인 지난 3월 1일(현지시간) 이란의 공격을 받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있는 자예드 항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6.03.01 ⓒ 로이터=뉴스1

이번 사태는 단순히 안보관의 차이를 넘어 중동의 경제 패권을 두고 오랫동안 경쟁해 온 사우디와 UAE의 뿌리 깊은 갈등이 폭발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예멘과 수단 내전에서 서로 다른 세력을 지원하며 대리전을 벌여온 두 나라는 이번 이란 전쟁을 계기로 안보적 신뢰마저 무너지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나온다.

걸프 동맹에서 이탈한 UAE는 미국, 이스라엘과 '삼각 안보 동맹'을 구축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2020년 아브라함 협정으로 수교한 이스라엘과는 이번 전쟁에서 정보 공유, 목표물 좌표 조율 등 사실상 군사 동맹 수준으로 협력했다.

심지어 이스라엘은 자국의 최첨단 방공망인 '아이언 돔' 포대와 운용 병력까지 UAE에 급파해 방어를 도왔다.

반면 사우디는 파키스탄을 중재자로 내세워 미국과 이란 간의 물밑 외교를 시도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이에 UAE는 자신들과의 상의 없는 중재에 반발해 파키스탄에 약속했던 30억 달러 규모의 차관 연장을 거부하는 외교적 보복을 가했다.

그러자 사우디가 즉각 개입해 파키스탄의 채무 상환을 지원하며 두 나라의 갈등은 이제 안보를 넘어 외교와 경제 무대까지 확전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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