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걸프국 담수시설 매우 취약"…6200만명에 '물 끊는다' 위협

이란 언론, 화학물질 방류 가능성 거론…"가동중단시 10일이면 식수 고갈"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15일(현지시간) 걸프 국가들의 식수 위기 가능성을 거론하는 보도에서 걸프만 해역에서 기름 유출이 일어난 이미지를 게시했다. (출처=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 텔레그램 채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란 언론이 호르무즈 해협 내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경우 걸프 국가들의 담수화 시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15일(현지시간) 걸프 국가들이 식수 공급을 위해 담수화 시설에 의존하고 있다며, 시설 가동이 중단될 경우 수천만 명의 생존이 위협받는다고 보도했다.

걸프협력회의(GCC) 6개 국가(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의 총인구는 6200만 명에 달하지만, 재생 가능 수자원은 41억 4000만㎥에 불과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의한 물 부족 기준선(1000㎥ 미만)에 한참 못 미치는 66.77㎥ 수준이다.

이들 국가는 물 부족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해수 담수화 시설 수백 개를 건설해 식수와 산업용수를 공급받고 있다. 전 세계 담수화 시설 일일 생산 용량의 33%가 걸프 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들 담수화 시설은 군사 공격에 극도로 취약하다. 타스님 통신은 담수화 시설의 폴리머 필터가 오염에 민감하며, 아주 작은 기름 유출이나 화학물질 공급 차질만으로도 가동이 중단된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 내 군사적 충돌이나 위기가 발생할 경우 담수화 시설을 겨냥해 원유와 화학 폐수 방류에 나설 수 있다는 위협으로 읽힌다.

또한 걸프 지역 용수의 90% 이상이 단 56개 담수화 시설 단지에서 공급되기 때문에, 일부 생산 공정의 파괴만으로도 물 비축량이 빠르게 고갈돼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반면 이란은 강과 댐 등 내부 수자원이 충분해 해수 담수화 의존도가 낮다. 타스님 통신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은 곧 이들 국가의 생존을 결정짓는 생물학적 거부권을 쥐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타스님 통신은 "담수화 시설이 가동을 멈출 경우, GCC 국가들의 식수 공급은 약 10일밖에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걸프만 남부 국가들의 생존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와 하나로 묶여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이란은 기존 공습 대상으로 삼았던 걸프국 에너지 시설에 이어 담수화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이란은 바레인의 해수 담수화 시설을 공격해 일부 시설을 손상했다. 지난달 초에도 쿠웨이트에서 이란의 공격으로 해수 담수화 시설이 일부 파손되는 피해가 있었다.

이란이 이들 국가의 담수화 시설을 공격하게 되면, 산업용수 부족 등 경제적 가치를 넘어 UAE 두바이·사우디 리야드 등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 지역의 인도주의적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