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유조선, 전쟁 이후 첫 호르무즈 통과…"통행료 안냈다"

전쟁 전 들어와 62일만에 탈출…이란 "당국과 조정 거쳐 통과"
사우디 원유 200만배럴 싣고 日나고야로 향하는 중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 북부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인근 페르시아만의 화물선. 2026.04.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일본 유조선 한 척이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왔다.

로이터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오전 7시쯤 일본 정유사 이데미쓰 코산 소유의 파나마 선적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이데미쓰 마루호'가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런던 증권거래소 그룹(LSEG)과 선박 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 데이터상 확인됐다.

이란 국영 방송도 같은 날 이데미쓰 마루호가 이란 당국과의 조정을 거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밤 "일본 정부가 협상한 성과"라며 "통행료는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료를 징수하기 위한 금융 시스템을 구축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에 통행료를 내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데미쓰는 유조선 운송 상황에 대해 "안전상의 관점에서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데미쓰 마루호는 오만 무스카트 북쪽 공해상을 거쳐 인도양 방향으로 항해 중이다. 선박 자동식별장치(AIS) 정보에 따르면 행선지는 일본 나고야항으로 되어 있다. 흘수(吃水·선체의 맨 밑에서 수면까지의 수직거리)는 20m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이데미쓰 마루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3일 전인 지난 2월 25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페르시아만에 진입했다. 무려 62일 만에 페르시아만을 빠져나온 것이다.

이달 초 일본 미쓰이 OSK 라인스가 공동 소유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소하르'와 미쓰이가 소유한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그린 산비'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으나, 유조선이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해운·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의 분석가인 토리가타 유이는 "일본 정유소가 전적으로 소유한 초대형 원유 운반선이 처음으로 해당 해협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며 "일본 선주는 그동안 지역 안보 리스크에 대해 극히 신중한 자세를 취해 왔다"고 말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