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내부서 '반정부 시위' 재발 우려…"국가안보회의 소집"

지난 1월 이란 테헤란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 로이터통신이 제3자로부터 제공받은 사진이다. 2026.01.08 ⓒ 로이터=뉴스1
지난 1월 이란 테헤란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 로이터통신이 제3자로부터 제공받은 사진이다. 2026.01.0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란의 외교·안보 분야 최고 정책결정 기구인 최고국가안보회의(SNCS)가 반정부 시위 재발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됐다고 27일(현지시간) 영국에 본사를 둔 이란 반정부 성향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향후 며칠 내에 소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부 평가와 정보 보고에 따라 소집됐다.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SNCS 사무총장이 의장을 맡은 이번 회의에서 당국자들은 물가 상승, 실업, 주요 산업 피해로 인한 경제적 고통이 반정부 시위 재발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 공유된 추정치에 따르면 이란 경제는 미국의 해상 봉쇄를 6주에서 8주 이상 견디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해상 봉쇄는 미국이 이란과의 첫 종전 협상이 결렬된 뒤 지난 13일 실시해 현재 약 2주가 지난 상태다.

또한 석유·석유화학·철강 등 핵심 생산 부문이 폐쇄돼 대규모 실직 위기가 발생했다. 금융 부문에서도 은행, 증권거래소, 금 시장, 환전소 등 시장 폐쇄로 경제 활동이 사실상 중단됐으며, 상품의 실제 가격조차 불분명해진 상태다.

보안 당국자들은 장기간의 인터넷 차단도 불안 요소라고 경고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이란에서는 인터넷 차단으로 온라인 경제 활동에 의존하는 인력의 약 20%가 실업 상태에 놓였다. 이들은 경제 전망을 토대로 이번 봄이 끝날 때까지 민간 부문에서 200만 명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보안 기관들은 반정부 시위를 피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으며, 유일한 불확실성은 발생 시점뿐이라고 판단했다고 이란인터내셔널은 전했다.

회의에서는 특히 내달 1일 노동절을 기점으로 노동계가 임금 인상, 노동 운동가 석방, 억압적 판결 철회, 독립 노조 결성 권리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망명 중인 레자 팔레비 왕세자가 시위를 촉구할 가능성도 불안 요소로 지적됐다.

이란인터내셔널은 SNCS 위원들이 미국과의 회담이 진행 중이거나 휴전 연장 이후에 발생하는 시위가 이란 정권의 생존에 실질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도 이란 당국이 개혁 대신 강경 진압에 나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 경제는 전쟁 이전부터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란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12년 약 8000달러에서 2024년 5000달러로 급락했다.

이란의 경제난은 지난해 1월 전국적으로 확산한 반정부 시위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당시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면서 7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