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이란에 2차회담 '좁은 길'…美선발대 파키스탄 속속 도착
이슬라마바드 '레드존' 전면 폐쇄 및 대중교통 중단…21일쯤 성사 대비
美, 이란 상선 공격·나포에 이란 드론 보복…무력충돌 긴장 재고조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 역(逆)봉쇄에 나선 미군이 인근 해상에서 이란 상선을 처음으로 공격·나포하며 무력 행사에 나서면서 미국과 이란 간 논의 중인 2차 협상 성사 여부가 다시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이란은 미국 대표단의 파키스탄 도착이 예정된 20일(현지시간)까지 2차 협상에 참가할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이날 "현재로선 미국과의 2차 협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대로 이번주 '2주 휴전'이 종료될 경우 중동이 다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재 노력 중인 파키스탄은 1차 회담 장소인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평화 협상의 개최에 대비한 전례 없는 수준의 보안 통제에 들어갔다. 이란 측이 극적으로 추가 협상에 응할 경우 21일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파키스탄 매체 파키스탄투데이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19일부터 외국 대표단의 입국에 맞춰 도시의 행정 및 외교 중심지인 '레드존'과 그 확장 구역의 모든 차량 통행을 차단했다.
도시 전역에는 다층적 보안망이 구축되며 삼엄한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와 인근 도시 라왈핀디에 경찰과 준군사조직 병력 약 2만 명이 배치됐다.
여기에는 400명의 정예 특공대와 100명의 저격수도 포함됐다. 이들은 주요 건물 옥상과 도로 곳곳에서 24시간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회담 준비를 위한 물류 이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 공군의 C-17 대형 수송기 최소 3대가 이슬라마바드 인근 누르칸 공군기지에 착륙해 각종 보안 장비와 선발대 인력을 내려놓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 선발대는 삼엄한 경호 속에 시내 보안 구역으로 이동했다. 미국 측 고위급 인사의 방문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현지 주민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당국은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이슬라마바드와 라왈핀디 내 모든 대중교통과 대형 화물차의 운행을 중단시켰다.
또한 1차 회담 장소였던 세레나 호텔과 메리어트 호텔 등 주요 고급 호텔들은 정부의 요청에 따라 모든 일반 투숙객에게 19일 오후까지 퇴실할 것을 통보했다.
미국은 2주 휴전이 종료되는 것으로 간주되는 21일쯤 2차 협상이 열릴 수 있다고 내세우고 있지만 이란 측에선 아직 공식적인 확인이 나오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표단이 이란과의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향하고 있으며 20일 오후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첫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JD 밴스 부통령이 미국 측 협상단을 이끌며,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슬라마바드 회담에 자신이 직접 참석할 수 있다는 의사까지 내비친 바 있다.
다만 이란 당국은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회담이 열린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란 국영 매체는 "미국의 과도한 요구, 비현실적 기대, 입장 변경, 모순된 태도, 지속적인 해상봉쇄"를 이유로 2차 협상 참석을 "거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카타르의 알자지라 방송은 이란이 2차 협상 전제 조건으로 자국 항구에 대한 미국 봉쇄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특히 미 해군이 오만만에서 제재 대상인 이란 국적 화물선 투스카 호를 공격한 뒤 해병대원들이 직접 선박을 장악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미군 측의 이란 선박 발포 및 승선·나포 조치는 지난 13일 역봉쇄 이후는 물론 이달 7일 '2주 휴전' 합의 이후 첫 무력 행사다.
이에 이란 측은 수 시간 만에 보복으로 미군 군함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몇 시간 전, 미국 테러리스트 군인들이 오만만에서 중국에서 이란으로 향하던 이란 컨테이너선 투스카호를 공격했다"며 "미국이 이 선박을 공격한 후, 이란군도 여러 미국 군함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후 미 중부사령부에서는 이란 측 드론 공격에 대한 공식적인 피해 확인이나 요격 등 대응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에서 추가적인 긴장 고조 행위에 나서지 않는 한 21일쯤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는 관측도 동시에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우리는 매우 공정하고 합리적인 제안을 하고 있으며, 이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국은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교량을 파괴할 것"이라며 "더 이상 '착한 사람'은 없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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