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트럼프가 불러주는 대로 서명 못해…주도권은 우리가"
주러 이란대사 "위협에 기반한 협상 안통해…이란 평화적 핵권리"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란 측이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어떤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의 주도권도 자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카젬 잘랄리 주러시아 이란대사는 20일(현지시간) 보도된 러시아 경제지 베도모스티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공동의 목표를 내걸고 행동에 나섰지만 단 하나도 이루지 못했다. 처음엔 (이란) 정권 교체를 원했지만 결국 호르무즈 해협 개방만 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잘랄리 대사는 지난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미·이란 간 1차 평화 협상 결렬의 책임도 미국 측에 돌렸다.
그는 "미국은 사전에 준비한 15개 항의 협상안을 일방적으로 내밀었다"며 "군사적 압박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뒤에야 비로소 이란의 협상 의제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언제나 협상 의지를 갖고 있지만, 힘과 위협에 기반을 둔 협상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불러주는 대로 서명하라는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 정부는 이란과의 2차 협상에 참여할 JD 밴스 부통령 등이 이날 오후 파키스탄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란 측에선 "미국의 과도한 요구, 비현실적 기대, 입장 변경, 모순된 태도, 지속적인 해상봉쇄"를 이유로 2차 협상을 거부했단 보도가 나오고 있다.
잘랄리 대사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논란에 대해서는 세부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이란 의회가 관련 법적 체제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잘랄리 대사는 이번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협상 중재 가능성에 대한 물음엔 "러시아는 우호국"이라며 "러시아 당국과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에 대해선 "이 문제에서 제대로 될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며 "유럽연합(EU)은 2015년 핵 합의(JCPOA)와 관련해서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우린 항상 유럽이 독립적인 입장을 취하길 바랐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핵 문제에 대해선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으로서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전쟁 발발 후 미국·이스라엘의 연이은 공습으로 피해를 본 부셰르 원자력발전소에 대해선 자국 전문가들과 러시아 측의 협력으로 현재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의 합의로 추진 중인 호르모즈간 대용량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잘랄리 대사는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이달 1일로 예정했던 러시아와의 철도 연결 프로젝트 계약 서명이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외부로부터의 압박이 오히려 무역량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 경험이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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