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프 "호르무즈 다국적 항행 임무 주도"…이란 개방 선언에도 "완전 재개방" 촉구

파리서 '호르무즈 항행의 자유' 국제 정상회의 개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노력에 관한 국제 정상회의' 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6.04.18.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영국과 프랑스가 1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 보호를 위한 다국적 임무를 공동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이들 국가는 해당 임무가 방어적 성격에 한정되며, 역내 평화 합의가 이뤄진 뒤에야 임무를 수행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파리 엘리제궁에서 공동 주재한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 이니셔티브' 회의 뒤 "프랑스와 함께 여건이 허용되는 즉시 항행의 자유 보호를 위한 다국적 임무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임무는 상업 선박을 안심시키고 기뢰 제거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엄격히 평화적·방어적 성격"이라며 "12개국 이상이 이미 자산 기여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30여 개국의 정상 및 대표가 참가했으며 대부분 화상으로 회의에 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직접 회의에 참석했고, 한국의 이재명 한국 대통령과 호주·캐나다 총리,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미국과 이란은 불참했다.

회의 중 이란은 현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상업 선박에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7일 '2주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에 대한 미 해군 봉쇄가 "완전한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 참가국들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선언을 환영하면서도 완전한 재개방을 요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모든 당사자에 의한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촉구한다"며 이란의 이번 발표가 다국적 임무를 "한층 더 중요하게 만든다"고 했다. 그는 "이 임무야말로 (이란의) 발표가 단기적으로 공고해지고 지속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멜로니 총리는 다국적 임무 수행에 앞서 "교전 중단"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이탈리아는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미국의 참여가 "바람직하다"며 "독일은 후속 군사 계획 논의에 참여할 것이며, 가능하다면 미국의 합류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는 다국적 임무 수행을 비교전국으로 한정하겠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구상과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의 약 70%를 수입하는 핵심 이해 당사국"이라며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실질적 기여를 약속했다.

이란은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개시 직후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 차단으로 국제 에너지 시장은 극심한 혼란을 겪어왔다.

미국은 이달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이란과의 첫 평화 협상이 뚜렷한 결론 없이 종료된 후 이란 항구를 겨냥한 독자 해상 봉쇄에 돌입한 상태다. 미국과 이란의 2차 평화 협상은 이르면 19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과 프랑스는 다음 주 런던 노스우드 합동작전본부에서 후속 군사 계획 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