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동 미군기지 정밀 타격할 때 中 스파이 위성 썼다"
FT "中에서 인수한 고해상도 위성으로 공격 전후 감시, 피해 확인"
中기업 제작…美, 민간 위장한 군사협력 간주시 中과 갈등 고조 우려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이 지난달 중동 내 미군 기지를 정밀 타격하는 데 중국산 스파이 위성을 활용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외부에 유출된 이란 군사 문건을 입수했다면서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2024년 말 중국에서 발사된 TEE-01B 위성을 비밀리에 인수해 운용해 왔다고 전했다.
이 위성은 이란의 기존 정찰위성 '누르-3호'(약 5m급)보다 10배 이상 정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덕분에 이란은 지상의 항공기나 차량, 군사 시설의 미세한 변화까지 식별할 수 있는 강력한 '눈'을 갖게 됐다.
니콜 그라예프스키 시앙스포 대학 전문가는 FT에 "이 위성은 명백히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란이 사전에 목표물을 식별하고 타격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달 이 위성을 적극 활용했다. 유출된 좌표 목록과 위성 사진을 보면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를 미사일 공격 전후로 집중적으로 감시했다. 당시 공격으로 미군 공중급유기 5대가 파손됐고, E-3 센트리로 불리는 수천억원짜리 미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완파됐다.
이 밖에도 요르단과 바레인, 쿠웨이트, 지부티 등 중동 내 미군 핵심 기지들이 감시 대상에 올랐다.
이번 거래의 중심에는 중국 기업 어스아이와 엠포샛이 있다. 어스아이가 위성을 제작하고 발사하면 엠포샛이 제공하는 전 세계 지상 관제소를 통해 이란이 위성을 원격 조종하는 '궤도 내 인도' 방식이 사용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 시스템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24년 9월 약 2억5000만 위안(약 541억 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들은 위성들의 용도가 농업이나 재난 관리 등 민간용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깊숙이 연계돼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에이단 파워스리그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엠포샛은 중국 국영 우주 프로그램 베테랑들이 설립했으며, 군민 융합 기금의 투자를 받았다"며 "본질적으로 국가와 군 조직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가인 짐 램슨은 이번 거래가 이란의 우주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분산 전략'의 일환이라고 봤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취약한 이란 내 지상 시설 대신에 타격이 불가능한 해외 지상망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이는 이란 군사 기획자들에게 매우 강력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이번 문건 유출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이란에 방공 시스템을 제공할 경우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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