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갚아라" UAE 최후통첩에…파키스탄, 사우디에 손 벌렸다

이란에 두들겨맞은 UAE, 중립적 중재 파키스탄에 불만…7년만에 대출연장 거부
파키스탄 외환보유고 비상…사우디·중국서 5조원 지원 모색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파키스탄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이달 말까지 35억 달러(약 5조1800억 원)의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UAE가 2018년부터 매년 연장해 주던 대출금의 롤오버(만기 연장)를 7년 만에 처음으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파키스탄이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 등 우방국들과 긴급 금융 지원 협상에 들어갔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UAE의 결정은 최근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 간의 평화 회담을 중재하는 등 중동 내 분쟁에서 중립적인 외교 노선을 취한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해석된다.

전쟁에서 이란의 집중 보복 대상이 된 UAE는 파키스탄이 명확한 연대 대신 외교적 해결책을 우선시하자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암묵적 승인 없이는 소셜미디어 활동이 어려운 UAE에서 파키스탄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 대출금 상환은 파키스탄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5억 달러는 4월 초 기준 파키스탄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약 164억 달러)의 21%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가뜩이나 외환보유고가 3개월 치 수입을 겨우 감당할 수준인 데다, 최근 14억3000만 달러 규모의 유로본드 채무까지 상환하면서 재정 압박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궁지에 몰린 파키스탄은 즉각 다른 우방국으로 눈을 돌렸다. 파키스탄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을 상대로 대출 및 투자를 포함해 35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금융 지원을 논의 중이다.

특히 파키스탄은 사우디와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무함마드 알 자단 사우디 재무장관은 지난 10일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해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만나 경제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사우디는 파키스탄에 전폭적인 금융 지원을 약속하며 화답하는 모양새다. 사우디는 원유 대금 후불 결제 편의를 제공하는 등 포괄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사우디와 카타르가 총 50억 달러 규모의 금융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를 두고 파키스탄이 최근 UAE와 사우디의 관계가 소원해진 틈을 타 사우디와의 유대를 강화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UAE와의 갈등설을 부인하며 이번 상환을 "통상적인 금융 거래"라고 해명했지만, 무함마드 아우랑제브 재무장관은 유로본드 발행, 상업 대출 등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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