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연계 유조선 1척, 美역봉쇄 무시하고 호르무즈 유유히 통과

'그림자 선단' 소속 엘피스호…봉쇄 시작 시점에 해협 이미 진입

엘피스 선박의 위치 (마린트래픽 캡처)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단행한 13일(현지시간) 이란과 연계된 유조선 한 척이 보란 듯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 추적 데이터 업체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동아프리카 코모로 선적 유조선 엘피스 호는 미군의 봉쇄가 시작된 이날 오후 2시(그리니치 표준시) 기준 이미 해협에 진입해 있었고, 이후 항해를 계속해 오만만으로 빠져나갔다.

엘피스 호는 이란이 국제 제재를 회피하며 원유를 불법적으로 수출하기 위해 운영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 소속 유조선이다.

지난해 미 재무부는 이란산 석유 제품의 판매와 운송을 중개했다는 이유로 이 선박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런 배경이 있는 선박이 봉쇄 첫날 해협을 통과한 건 미국의 봉쇄 조치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다만 엘피스 호가 봉쇄 시작 시점에 이미 해협에 있었다는 점이 통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미국의 해상 봉쇄는 지난 주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이 다음 협상 날짜도 잡지 못한 채 결렬된 데 따른 조치다.

한편 오만만으로 나가려던 유조선 2척은 봉쇄 직후 즉각 항로를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협 안쪽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 항을 떠나 중국으로 향하던 188m 길이의 말라위 선적 유조선 '리치 스태리' 호는 해협 입구에서 급히 유턴했다. 뒤이어 175m 길이의 보츠와나 선적 유조선 '오스트리아' 호 역시 해협으로의 진입을 멈추고 항로를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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