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역봉쇄 직후 유조선 2척 나가려다 회항…1척은 중국行

美측 이란 해상봉쇄 시행 직후…UAE 항구 출발
트럼프 "접근 시 즉시 제거" 초강경 경고

마린트래픽 서비스 화면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이 이란의 항구를 드나드는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해상 봉쇄 조치를 단행하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오만만으로 나가려던 유조선 2척이 즉각 항로를 돌리는 등 해협 봉쇄가 현실화하고 있다.

실시간 선박 추적 서비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미국의 대(對)이란 봉쇄 조치가 시행된 13일 오후 2시(그리니치 표준시 기준, 한국시간 오후 11시)에서 몇 분이 흐른 후 유조선 2척이 해협 접근을 포기하고 회항했다.

해협 안쪽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 항을 떠나 중국으로 향하던 188m 길이의 말라위 선적 유조선 '리치 스태리' 호는 해협 입구에서 급히 유턴했다.

뒤이어 175m 길이의 보츠와나 선적 유조선 '오스트리아' 호 역시 해협으로의 진입을 멈추고 항로를 변경했다.

두 유조선 모두 내륙 국가인 말라위와 보츠와나 선적이라 제재 회피 등을 위한 편의치적 선박으로 추정된다.

미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봉쇄는 이란의 항구 및 해안 지역으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모든 국가의 선박에 공정하게 집행될 것"이라면서도 이란 외 다른 국가의 항구로 향하는 선박의 통항은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봉쇄 조치 발효 30분 후 트루스소셜에서 "어떤 선박이든 우리 봉쇄선 근처로 접근하면 즉시 제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역시 "어떤 군함이든 해협에 접근하면 휴전 위반으로 간주하고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맞받아치면서 충돌 재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 불안감은 즉시 유가에 반영됐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4.4% 급등한 배럴 99.36달러에 마감하며 100달러 선을 또다시 위협했다.

봉쇄 이전 이란이 통행료를 받으며 일부 통항을 허용했을 때보다 상황이 더 악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현재 선박 약 1300척과 선원 2만여 명이 해협 인근에 고립된 상태다.

에너지 컨설팅사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의 댄 피커링 창업자는 경제지 포천에 "이제 누가 먼저 해협을 통과할 배짱을 가졌는지가 관건"이라며 "이번 사태는 최소한 경제 전쟁의 다음 단계로 넘어갔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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