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해군력 90% 잃었지만…드론·기뢰로 호르무즈 통제 계속"

WSJ "이란, 개전 이후 호르무즈 내 해운 공격 최소 50건 자행"
호르무즈 즉각 개방, 협상 쟁점 중 하나…"쉽게 양보 안 할 듯"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란 해군력이 전쟁 중 크게 타격을 입었으나, 드론과 소형 쾌속정 등의 비대칭 전력은 호르무즈 해협을 충분히 통제할 만큼 건재해 봉쇄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군사·안보 분석 전문 업체 제인스의 데이터를 인용, 이번 전쟁에서 이란 해군이 호위함 총 7척 가운데 6척, 초계함 2척, 원양 재래식 잠수함 3척 중 1척을 비롯해 주요 함정을 다수 잃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선박을 위협할 수 있는 드론과 소형 쾌속정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 미국 중부사령부 부사령관 예비역 해군 중장 로버트 하워드는 "이란은 해군 전력의 80~90%를 잃었다"면서도 "마지막 10%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1988년 4월 이란-이라크 전쟁 중 미군의 '프레잉 맨티스' 작전으로 자국 해군 주요 전력이 상당 부분 피해를 입은 뒤 IRGC 함대를 증강, 비대칭 접근법으로 전환해 상선 통제에 주력해 왔다.

국제분쟁 감시단체인 무력 분쟁 위치·사건 데이터(ACLED)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개전 이후에도 이란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해운 공격을 최소 50건 자행했다.

선박 공격에는 해상 드론이 사용되며, 기뢰도 우려 사항이 되고 있다.

IRGC는 선박들에 기존 항로 대신 기뢰 위험 등을 이유로 들어 라라크섬 인근 자국 영해를 통과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선박들은 이란 해군과의 협조하에 지정된 경로를 따라 이동해야만 한다.

이날도 라이베리아와 중국 선적 초대형 유조선(VLCC) 총 3척만이 이란 지정 '호르무즈 통항 시험 정박지'(Hormuz Passage trial anchorage)에 진입했다 빠져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전날(11일) 파키스탄 중재로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종전 협상은 21시간 만에 결렬됐다.

이란 반(半)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여러 사안에서 공통된 이해에 도달했고, 2~3개 주요 사안에서 견해차가 있었다"고 말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언급한 핵무기 개발 능력의 무력화 외에도 호르무즈 해협 즉각 개방 여부가 이번 협상의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언급하며 “이란의 협조 여부와 관계없이 해협을 열겠다”고 공언했다.

비대칭 전력을 활용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는 여전히 유효한 만큼, 이란이 협상에서 쉽게 양보를 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서도 이를 쉽게 타파할 수단이 없어 경색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영국 해군 페르시아만 담당 관리 크리스 롱은 "IRGC는 쾌속청 수백 척을 보관하기 위해 해안을 따라서 지하 은폐 격납고를 활용해 왔다"며 "미국이 이것들을 모두 제거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