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21시간 협상' 결렬, 빈손 귀국…'핵 포기' 이견(종합2보)
밴스 "핵 포기 확약 못 받아…최종 제안 남기고 떠날 것"
이란 매체 "美 과도한 요구로 합의 이르지 못해"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중재국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21시간에 걸쳐 종전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미국 측 협상단을 이끈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핵 포기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 측의 요구가 과도해 합의가 불가했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줄곧 이란의 패배와 미국의 승리를 주장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란의 양보 없이 종전 합의는 요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AFP·CNN 등에 따르면, 미국 측 협상단은 밴스 부통령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등으로 구성됐다. 70명으로 구성된 이란 대표단에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 유력 인사들이 포함됐다.
미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수석 부소장 트리타 파르시는 이란 대표단 구성을 두고 "규모, 고위급 구성, 다양성이 이번 협상에 대한 성실성과 기대, 자신감을 모두 보여 준다"고 평했다.
그러나 대표단은 첫 대면 협상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우리는 현재 21시간째 협상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란 측과 여러 차례 실질적인 논의를 했다. 그것은 좋은 소식"이라며 "나쁜 소식은 우리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것은 미국보다는 이란에 훨씬 더 나쁜 소식이라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우리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 협상단이 미국의 합의 조건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으며, 해당 조건은 "상당히 유연한 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거부한 조건이 무엇인지 묻자 "이란이 핵무기(개발)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언을 받아야 한다"며 핵심 쟁점이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데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상당히 유연하게 대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 '성의 있게 와서 최선을 다해 합의를 이끌어내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렇게 했지만, 안타깝게도 아무런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매우 단순한 제안, 즉 우리의 최종적이고 최선인 제안(our final and best offer)을 담은 합의의 틀(method of understanding)을 남겨두고 이곳을 떠난다"며 "이란 측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는 (회담이 벌어지는 동안) 대통령과 지속해서 대화했다. 지난 21시간 동안 6번인지, 12번인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여러 차례 통화했다"며, 협상 과정 내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을 포함한 미 정부 고위 관료들과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협상에 임하고 있었기 때문에, 팀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했다"고 덧붙였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핵 권리 등 다양한 현안들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고 전했다.
이란 반(半)관영 타스님통신은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공동 틀 마련과 합의를 가로막았다"며 "양측은 미국의 과도한 요구와 야심으로 인해 현재로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대표단의 첫 대면 협상은 결렬 발표 전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었다.
밴스 부통령은 미국 출국 전 "이란이 "성실하게 협상할 의지가 있다면 우리도 기꺼이 손을 내밀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우리를 이용하려 든다면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 시작 몇 시간 뒤 "합의를 하든 안 하든 나에게는 아무 차이가 없다. 이유는 우리가 이미 이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지도부를 사살하고 핵심 군사 기반 시설을 파괴함으로써 미국이 이미 승리했다는 주장의 반복이다.
회담 직후 이란 외교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도 X(구 트위터)를 통해 "이 외교 과정의 성공은 상대측(미국)의 진정성 있는 태도와 선의, 과도한 요구와 불법적 요구의 자제, 그리고 이란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의 수용 여부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 핵 문제, 전쟁 배상, 제재 해제, 그리고 이란과 지역을 상대로 한 전쟁의 완전한 종식 등 주요 협상 의제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전 국무부 중동 협상가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CNN에 "이란이 미국보다 더 많은 패를 쥐고 있다. 그들은 양보를 서두르지 않는다"며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을 내다봤다.
밀러는 "제가 보기에 그들은 여전히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 지리를 무기화하는 능력을 입증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며 현재도 관리하고 있다. 정권은 살아남았다"며 "그들은 안보와 안정을 훼손하는 두려운 역량을 입증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패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은 빈손으로 협상 테이블을 떠날 바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 재개 위험을 감수하는 쪽을 택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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