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새 최고지도자 "호르무즈 해협 관리 새로운 단계로 전환"(상보)

"전쟁 원치 않지만 권리 포기 안 해"…해협 통제 방식 전환 공식화
헤즈볼라·후티 등 '저항의 축' 단일체 선언…역내 동맹 통제 강화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2016년 3월 2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할 당시의 모습이다.(제3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를 새로운 단계로 전환하겠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모즈타바는 이란 국영 TV를 통해 낭독된 성명에서 "이란은 전쟁을 추구하지 않으나 우리의 권리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즈타바가 언급한 '새로운 단계'는 호르무즈 해협을 단순한 자유 통항 수역이 아닌, 이란의 허가와 감독하에 통행이 이루어지는 '관리형 수역' 혹은 '통제된 회랑(Controlled Corridor)'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이는 전면 봉쇄라는 극단적 조치에서 벗어나,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통행 허가제를 도입하고 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실제로 이란 의회는 이미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 징수 법안을 승인했으며, 여기에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의 통과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이란에 제재를 가하는 국가들의 접근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번 성명에서 모즈타바는 "이란은 모든 '저항의 축(resistance fronts)'을 하나의 통합된 실체로 간주한다"고 선언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하마스 등 이란의 대리 세력들이 이란의 중앙 통제하에 단일대오로 움직일 것임을 공식화한 것이다.

또 모즈타바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협력이사회(GCC) 소속 '남부 이웃 국가들'을 향해 "우리가 '형제애'를 보여줄 수 있도록 적절한 반응을 보이길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모즈타바는 성명에서 "이란은 전임 최고 지도자와 '순교자'들에 대한 복수를 단행하는 데 결연하다"며 자국에 대한 공격에 반드시 보복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는 미국과의 휴전 및 종전 협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근본적인 대미·대이스라엘 적대 노선에는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한 "적과의 협상 중에도 국민들은 거리에서의 항쟁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하며 내부 결속을 강조했다. 이는 협상 국면에서 정권이 유약하게 보일 수 있다는 우려를 차단하고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기 위한 국내 지지 기반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이란의 새로운 해협 관리 방침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성명 발표 당일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가봉 선적 유조선 'MSG' 호가 약 7000톤의 아랍에미리트(UAE)산 연료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인도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