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발뺐던 阿 사헬 재관여 추진…민주주의보다 광물·안보 초점

사헬지역 '쿠데타 벨트' 오명…美·佛 관여 줄자 러 영향력 확대
"바이든의 훈계식 접근에 신뢰 무너져"…트럼프는 '안보·경제' 중심

서아프리카 니제르 군병사 2명이 지난 2024년 7월 7일(현지시간) 수도 니아메 101 공군기지에서 벌어진 미군 1차 철군 행사에서 양국 국기를 들고 서 있다. 양국은 이날 니에마 주둔 미군의 철수가 완료됐으며 아가데즈 주둔 미군은 9월 15일까지 모두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3년 7월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니제르 군부는 워싱턴과의 군사협력을 지난 5월 전면 폐기했다. 2024.07.08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기존 관심사에서 벗어나 있었던 아프리카 사헬 지역에 다시 관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접근법은 쿠데타가 잦은 사헬 지역에서 민주주의를 심는 대신 경제적 실익과 안보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국무부 아프리카국의 고위 관료인 닉 체커는 8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대해야 한다"며 강요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하디스트 활동에 걸핏하면 쿠데타'…美·佛 물러나자 러 손뻗어
부르키나파소 북부 세노주 고르가지에서 병사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2019.03.03 ⓒ 로이터=뉴스1

사헬 지역은 '쿠데타 벨트'라는 오명이 붙을 정도로 빈번한 쿠데타 및 이슬람 지하디스트 단체들의 위협에 시달려 왔다. 지난 2020~2023년 부르키나파소, 말리, 니제르에서 쿠데타가 연달아 발생하자 미국은 해당 국가들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고 니제르에 있던 사헬 지역의 드론 거점 기지도 폐쇄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맞서 '바르칸 작전'이라는 대규모 공세를 주도한 프랑스도 사헬 지역에서 반프랑스 정서와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자 지난해 마지막 병력을 철수했다.

러시아는 그 틈을 타 사헬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러시아와 연계된 준군사 조직 바그너 그룹은 말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유엔은 바그너 그룹이 지난 2022년 말리군과 함께 지하디스트 세력과 전투를 벌이던 중 최소 500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군사 주도적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쿠데타를 거부하는 서아프리카 12개국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를 강력히 지지했다.

트럼프 행정부 "바이든의 '훈계식' 접근으로 관계 망가져"…광물·안보에 집중
지난 2023년 8월 3일(현지시간)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서 독립 63주년을 맞아 시위대가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쿠데타 세력을 지지하고 있다. 2023.08.03 ⓒ 뉴스1 ⓒ AFP=뉴스1

그러나 체커는 최근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를 방문해 "막대한 신뢰 결핍을 초래한 바이든 행정부의 훈계식, 설교식 접근 방식을 과감히 수정하려 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이 "솔직히 우리의 관계를 파괴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헬 국가들이 미국과의 안보 협력 재개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심각하고도 이해할 수 있는 신뢰 부족"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말리의 한 안보 소식통은 미국과의 협력 관계 회복에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 안보 분야에서 독점적인 운영권을 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보 지원에 대한 미국의 협력은 거의 확정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광물 투자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관심사다. 사헬 국가들은 미국의 투자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 플래그십 골는 말리와 협약을 체결하고 모릴라의 금광을 인수했다.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법은 사헬 지역의 특수성과 미국 국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현실적 접근법이라는 평가다. 체커는 "관여 자체가 하나의 도구"라며 이것이 사헬 지역 정부의 집권 방식을 용인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접근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에베네저 오바다레 선임연구원은 "국가들이 자국민을 잘 대우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결코 가부장적인 태도가 아니다"라며 미국이 "'우리는 그저 당신들과 사업을 하고 싶을 뿐, 다른 어떤 것도 신경 쓰고 싶지 않다'는 식의 단기적 사고방식"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