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美조종사 어딨나…현상금 건 이란, 판세 뒤집을 '포로 카드'

F-35 추락 이틀째…혁명수비대, 블랙호크 띄운 美와 신병 확보전
이란 생포시 협상 활용…1979년 美 굴욕 '대사관 인질극' 재현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내각 회의를 하는 도중 눈을 잠시 감고 있다. 2026.3.26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이란의 미국 F-15 전투기 격추로 실종된 미군 조종사의 행방이 중동 전쟁의 흐름을 바꿀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4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과 이란은 이란 중부에서 미군 F-35 전투기가 격추된 이후 실종된 조종사 한 명의 신병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이틀째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월 28일 시작된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서 미군 전투기가 이란 영토에 추락한 사례는 처음이다. 미국은 조종사를 찾기 위해 블랙호크 헬리콥터 2대를 이란 상공에 투입했지만 공격을 받고 소득 없이 퇴각했다.

이란 최정예 부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군 전투기가 추락한 지역을 봉쇄하고 샅샅이 수색 중이다. 이란 당국은 조종사 생포에 100억토만(약 1억1500만 원) 상당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실종된 조종사를 생포할 경우 미국에 대한 강력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1979년 이란의 미국 대사관 인질극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1979년 11월 4일~1981년 1월 20일 444일간 수도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미국인 52명을 억류하며 미국에 굴욕을 안겼다.

당시 사태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실패를 상징하는 사건이자, 이란이 향후 수십년간 적대국들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는 데 활용한 협상 전략의 전형을 보여줬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GIS)의 이란 전문가 하미드레자 아지지는 이란이 실종된 조종사를 생포할 경우 미국과의 막후 협상에서 석방을 조건으로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란이 조종사를 대중 앞에 공개하며 선전에 활용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며 "이란은 승자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굴욕을 안기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그들이 시작한 전략 없는 전쟁은 '정권 교체'에서 '우리 조종사 좀 찾아주세요'로 목표가 격하됐다"며 "정말 놀라운 전개"라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간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조종사가 생포되거나 피해를 볼 경우 대응 방안에 대해 질문을 받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