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 이스라엘, 전쟁 수렁 못나온다…"우린 폭탄으로 대화"
가자전쟁 후 수년간 공격성 극대화…하마스·헤즈볼라와 휴전 합의도 깨
이란도 이스라엘 존재 인정 안해…종전 후에도 레바논 등 공세 지속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란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면서도 협상 카드를 던지는 미국과 달리, 이스라엘에는 사실상 활로가 존재하지 않아 전쟁의 수렁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2번에 걸쳐 공격 대상이 된 이란은 물론, 몇 년에 걸쳐 이스라엘의 호전성을 목격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국가들도 이스라엘을 경계할 것이라는 점에서다.
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이후 공격을 선제 차단하는 쪽으로 군사 전략을 전환했다.
가자지구, 시리아, 레바논 등 인접 국가·지역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영토를 점령해 '완충 지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차치 하네그비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종료하더라도 이스라엘은 역내에서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과의 분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네그비는 "트럼프가 핵 능력과 관련한 이란 목표물이 더 이상 없다고 판단하고 어떤 형태의 휴전을 원한다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그가 뭘 하든 우리는 수용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레바논에서 계속 나아갈 것이다. 미국이 '안 된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란 전쟁의 경우,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미국과 달리 자국은 협상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하네그비는 "이란은 우리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것에 대해서도 합의에 이를 수 없다"며 "미사일을 통한 대화, 또는 그들이 하는 것(공격)과 우리가 하는 것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완충 지대' 전략을 둘러싸고 내부에서는 정치적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중동 전략 전문가 부르쿠 외즈첼리크는 "일부는 완충 지대가 결국 영구 점령이나 국경 확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극우 세력이 오랫동안 내세운 이념적 관점"이라며 반면 "실용주의자들은 이스라엘이 안전하다고 여겨지면 (레바논 등지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휴전 합의가 곧장 평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선례가 쌓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앞서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를 깨뜨리고 공격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스라엘 외교정책 전문 싱크탱크 미트빔 연구소의 정책 연구원 달리아 셰인들린은 "헤즈볼라·하마스·이란을 궤멸시키겠다는 거창한 약속들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셰인들린은 "이란과의 전쟁이 이스라엘에 새로운 지역 동맹(반이란 아랍국과의 연대 강화)을 가져올 것이라는 네타냐후의 약속도 실현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이 영토를 탈취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호전적 행위자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짚었다.
또한 "이란과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가자·레바논·시리아 침공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는 좋은 동맹이 아니라 위험한 동맹이라는 엄청난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시 상황이 장기화하며 이스라엘 국민들이 짊어져야 하는 부담은 커져만 가고 있다.
소집 대상인 예비군은 수십만 명에 달하는데, 일부 예비군은 2023년 하마스 공격 이후 이미 5차례 이상 복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 예산 규모는 450억 달러(약 68조 4700억 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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