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두바이유는 160달러…亞 비명에 중동쇼크 세계 확산

WSJ 보도…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에 아시아 원유확보 전쟁 격화
대체 유종 가격도 동반 급등…"각국 주유소와 가정에 청구될 비용"

이란 국기 앞에 3D 프린터로 제작한 원유 시설 모형이 놓여 있다. 2026.3.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세계 석유 시장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일부 중동산 원유 가격이 배럴당 160달러라는 경이적인 수준까지 치솟으며 페르시아만에서 시작된 공급 충격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형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운송 가능한 아랍에미리트(UAE)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6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들어 150% 이상 폭등하며 같은 기간 64% 오르는 데 그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을 압도했다.

이번 위기의 진원지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절대적인 아시아다. 아시아 정유사들은 공급이 끊긴 물량을 대체하기 위해 전 세계를 샅샅이 뒤지며 원유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3D 프린팅된 석유통과 이란 지도. 2026.3.2 ⓒ 로이터=뉴스1

이 때문에 노르웨이·러시아·콜롬비아 등 전혀 다른 지역의 원유 가격까지 덩달아 급등하며 아시아에서 시작된 고통이 전 세계로 번져나가는 양상이다.

아시아의 원유 싹쓸이 현상은 국제 유가 지표에도 심각한 왜곡을 낳고 있다. 유럽의 브렌트유와 미국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차는 역사적인 수준인 배럴당 12달러까지 벌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WTI가 아시아 수요처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높은 운송 비용이 발생하기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디젤유와 제트유인데, 중동의 고유황 원유는 정제했을 때 디젤과 같은 중질유 제품이 많이 나오지만 브렌트유나 WTI 같은 저유황 원유는 가솔린(휘발유) 비중이 높다.

아시아 정유사들은 정제하기 까다로워 가격이 상대적으로 쌌던 고유황 원유를 가져와 기술력으로 고급 제품을 만들어 수익을 냈는데, 지금 그 원재료 자체가 구하기 어려워지니 수익 구조 자체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시설 타격을 보류하고 대화 국면을 열긴 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노르웨이 투자은행 DNB카네기의 헬게 안드레 마르틴센은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시장은 완전한 패닉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재개는 물론 걸프만 산유국들의 감산 조치 철회와 이란 및 러시아에 대한 장기적인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JP모건체이스는 이번 사태로 하루 1600만 배럴의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전략비축유 방출 등의 조치를 감안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매일 1000만 배럴의 원유가 부족한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유가 시장은 단순히 숫자가 오르내리는 금융 시장의 문제를 넘어섰다. 에너지 컨설팅회사 에너지애스펙츠의 창립자 암리타 센은 "아시아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원유를 놓고 필사적인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이 싸움의 대가는 머지않아 전 세계 모든 나라 주유소와 각 가정에 청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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