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 붕괴는 어렵고…트럼프, 호르무즈 점령·해방 후 전쟁 끝낸다

WP "해협 통제·재개방, 트럼프에게 승리 선언 명분·정치적 탈출구"
해병대 등 수천명 이동 중…"점령 작전시 미군 인명피해 확대 우려"

2023년 12월 10일(현지시간) 공중에서 촬영한 이란 호르무즈 해협과 케슘섬 사진. 2023.12.1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의 '최종 단계'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쟁탈전이 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풀 수 있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승리를 선언하며 전쟁을 끝내고, 세계 에너지 위기를 막으며, 이란의 강력한 억지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권교체 난망…"호르무즈 확보, 에너지 위기 속 트럼프 탈출구"
이란 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자 오만 무스카트항 인근에 루오지아산 유조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 ⓒ로이터=뉴스1 ⓒ 로이터=뉴스1

호르무즈 해협 확보로 전쟁의 초점이 바뀐 배경에는 이란 정권 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판단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있다.

안보 당국자들은 이란의 신정 체제 전복, 이란의 핵무기 보유 원천 봉쇄 등 이번 작전의 초기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작전 초기에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이란 지도부를 제거해 정권 붕괴에 대한 희망이 컸으나, 하메네이의 아들인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를 이어받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함께 견고한 국정 장악력을 유지하면서 이는 어려워졌다.

이란은 전쟁 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운항을 사실상 마비시켰다. 평상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은 하루 최대 130척에 달했으나 현재는 이란 당국의 통행 허가를 받은 극소수의 유조선만 지나가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며 최후통첩을 던지자 미국의 화력이 추가로 투입되면서 전쟁의 새로운 국면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헬리콥터, F-35 전투기, 장갑 상륙 차량의 지원을 받는 보병 대대 상륙팀을 포함한 4500명의 해군 및 해병대 병력은 이미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샌디에이고에서 출발한 제11해병 원정대 병력 배치도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관리는 미국의 병력 배치가 이란의 주요 석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 섬과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려는 계획의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계획이 이란의 석유 수입을 차단할 수 있으며 "해협이 개방돼 있음을 보여줘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탈출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확보에 몇 주 소요…미군 사상자 확대 위험
이란 석유 수출 요충지 하르그섬. ⓒAFP=뉴스1

다만 호르무즈 해협 확보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미국은 페르시아만 수로 일대의 이란 미사일 발사대, 기뢰 부설선 의심 선박, 선박 돌진용 소형 보트 등을 다수 파괴했으나 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푸는 데 거의 효과가 없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유럽 동맹국이나 중국에 요청한 자체가 그 위험성과 복잡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미 해군의 화력과 전문성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 확보 작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WP는 미국의 작전은 최소 몇 주가 소요될 수 있고, 이는 작전 기간에 미군 장병과 군함이 위험에 노출되며 미국의 군사·정보 자원을 계속 투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작전 중 이란의 저항으로 미군 사상자가 대량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IRGC는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미 해병대에게 "해상에서의 깜짝 공격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다"며 반격을 예고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