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봉기 일어날 줄 믿어"…이란戰, 모사드 오판에서 시작됐다
WP "모사드 수장이 네타냐후 설득…트럼프도 봉기 낙관론 믿어"
美 정보당국은 봉기 회의적…쿠르드족 이란 침공 등도 빗나가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 모사드가 "전쟁 발발 시 이란 내부 봉기로 정권 붕괴가 가능하다"고 예측했지만, 이는 오판이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란 정부가 여전히 건재하며 시민들이 군·경찰의 강압에 위축돼 봉기가 어렵다는 점 외에도, 모사드 전 국장 시절 이미 내부 봉기 가능성이 작다는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WP는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기타 외국 정부의 현직 및 전직 관리 10여 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준비하던 시점, 모사드 수장 다비드 바르네아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쟁 초반 며칠 안에 이란 내 반정부 세력을 결집해 폭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는 1월 중순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도 같은 제안을 설명했다.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까지 이란 전역에서는 경제난과 물가 폭등 등에 반발한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발생했다.
네타냐후와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초기에 이란 지도부를 제거하고 정권 교체를 유도하는 일련의 정보작전을 펼치면 대규모 봉기가 일어나 전쟁을 빠르게 끝낼 수 있다는 낙관론을 공유했다.
하지만 미국 고위 관리들과 이스라엘 국방군 정보기관 아만(AMAN)의 정보 분석가들은 이에 회의적이었다. 미군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과 이스라엘이 폭격을 가하는 동안 이란인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일 가능성은 작다고 경고했다.
전쟁 3주가 지난 현재, 이란 내 봉기는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 평가에 따르면 정부는 약화했지만,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군과 경찰의 강압적 통제가 반란의 싹을 꺾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폭격 속에서 이란인들이 거리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내전 가능성을 낮게 봤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주 만에 현실을 깨닫고 "무기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큰 장벽"이라며 즉각적인 봉기 가능성을 부정했다.
모사드의 계획에는 이라크 북부 이란계 쿠르드족 민병대의 침공 지원도 포함돼 있었다. 이스라엘군은 전쟁 초반 이란 북서부를 집중 폭격하며 쿠르드 군의 진입을 돕고자 했지만, 미국은 쿠르드를 대리 세력으로 활용하는 구상에 회의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가 다치거나 죽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직접 참전을 막았고, 쿠르드 지도자들 역시 "이란의 민족주의 성향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튀르키예는 미국에 쿠르드 행동을 지원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미국 정보 평가에 따르면 이란 내 무장세력이 서로 충돌해 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있지만, 민주적 운동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작았다.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강경파가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이스라엘도 오래 전부터 이란 내 봉기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해 왔다. 전 모사드 국장 요시 코헨은 "봉기를 일으키는 것은 시간 낭비"라며 이를 위한 자원 투입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현 바르네아 국장은 모사드의 접근을 바꿔, 전쟁 발발 시 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는 계획에 자원을 집중했다. 그는 이스라엘·미국의 공습과 이란 지도자 암살 이후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었다.
WP에 따르면 그럼에도 이스라엘 관리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주미대사 예히엘 레이터는 바로 22일 CNN 인터뷰에서조차 "지상군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이란인의 발이어야 한다. 곧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ky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