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 지도자' 조롱까지…행적 묘연 모즈타바 살아는 있나
AI가 만든 사진에 성우가 대독하는 연설…'유령 통치' 의심 증폭
중상설 휩싸인 '은둔의 지도자'…"누가 실권 쥐었는지 알 수 없어"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취임 2주가 넘도록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생사 여부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국민들 사이에서 그를 '골판지 아야톨라(cardboard Ayatollah)라고 부르는 조롱까지 나오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2일 발표된 모즈타바의 첫 대국민 메시지는 본인이 아닌 국영TV 여성 앵커가 대독했다. 최근 이란 최대 명절인 노루즈(설날 격) 신년사 역시 성우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됐을 뿐이다.
최고지도자가 노루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정권의 불안정성을 드러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도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란 선전기관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총동원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모즈타바의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 프로필 사진은 구글의 AI 탐지 도구 분석 결과 수년 전 사진을 AI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란 당국은 조작된 이미지를 통해 모즈타바가 건재하다는 인상을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부친인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할 당시 마찬가지로 폭격 당시 심각한 부상으로 외모가 손상된 것으로 미국은 보고 있다.
또한 이란 정권이 모즈타바의 신변을 놓고 지나치리만큼 철통 보안을 고수하는 건 이스라엘의 참수 작전을 극도로 경계하기 때문이다.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공개 집회에 참석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다.
과거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렸던 모즈타바의 성향 역시 그의 '은둔 통치'를 뒷받침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테헤란 시내 곳곳에는 모즈타바의 얼굴이 대형 광고판과 포스터에 내걸렸다. 광고판 속 모즈타바는 아버지인 알리 하메네이와 이슬람혁명 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와 나란히 서 있거나 미사일 발사를 지휘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는 권력 승계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부친의 유산을 잇는 강력한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페드람 코스노레자드 웨스턴시드니대 교수는 WSJ에 "이란 당국은 불확실한 시기를 겪는 이란 국민들을 계도하기 위해 여러 이미지를 통해 '이분이 당신들의 지도자다. 비록 실물은 본 적 없겠지만 이렇게 생겼다'고 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잠행이 길어지면서 일각에선 모즈타바가 현재 실권을 쥐고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인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 모즈타바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건 최고지도자 역할을 수행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모즈타바가 아닌 아버지 시대부터 남아 있는 고위 관리들이 나라를 운영하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13일 브리핑에서 "그의 아버지는 사망했고, 그는 겁에 질려 있으며, 다쳤고, 도주 중이며, 정통성이 없다"며 "그들은 엉망진창인 상황으로 누가 이란의 실권을 쥐고 있는지 이란조차 모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 모즈타바가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라고 했고, 지난 20일엔 "이란 지도부가 사라져 대화를 나누고 싶어도 상대가 없어 곤란한 지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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