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 다친 바레인 주거지역 폭발, 미군 패트리엇 오발 가능성"

美연구소 9일 당시 영상 분석…"인근 미군기지서 발사 추정"
미국과 바레인은 이란 공격 주장…배보다 배꼽 큰 전쟁의 민낯

바레인 마나마의 건물이 이란 드론 공격으로 불타고 있다. 2026.02.2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 9일 새벽 바레인의 주거 지역을 덮쳐 32명이 다친 대규모 폭발 사건이 미군의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오발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소재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전문가팀은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과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는 사건 초기 이란의 드론 공격을 원인으로 지목했던 미국과 바레인 정부의 공식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다.

연구진은 폭발한 미사일의 궤적을 역추적한 결과 폭발 현장인 마하자 지역에서 남서쪽으로 약 7㎞ 떨어진 라파 지역의 패트리엇 미사일 기지에서 발생한 것으로 특정했다.

연구진은 해당 기지를 미군이 운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 기지는 최소 2009년부터 존재했는데, 바레인군이 자체적으로 패트리엇 시스템을 운용하기 시작한 건 2024년부터기 때문이다.

또 기지 내 방호벽의 형태나 비포장도로 등은 중동 지역에 주둔하는 미군 패트리엇 부대의 전형적인 특징과 일치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바레인 정부는 사건 발생 10여일 만에 처음으로 패트리엇 미사일이 폭발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인정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미사일의 오작동이 아니라 날아오던 이란 드론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파편으로 피해가 생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국과 바레인 양측 모두 이란 드론의 잔해 등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소셜미디어 영상에서 두 번째로 발사된 것으로 보이는 패트리엇 미사일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고도로 비행하다가 갑자기 방향을 꺾어 폭발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사일 자체의 결함이나 오작동, 혹은 민간인 거주 지역 상공에서 무리하게 저고도 요격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를 두고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최첨단 요격 미사일로 수천 달러짜리 저가 드론을 막는 현대전의 비대칭성과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바레인은 미 해군 5함대 사령부가 주둔하는 핵심 동맹국이자 호르무즈 해협 안보 요충지여서, 이번 분석 결과는 미군의 중동 전략과 동맹 관계에 상당한 파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바레인 당국은 전쟁 발발 이후 소셜미디어에 공격 관련 영상을 올린 시민들을 체포하는 등 정보 통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미 국방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미군은 절대 민간인을 표적 삼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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