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파병' 요구에 각국 고심…거부한 '용자'는?
잇따라 "검토 중" 입장만…中·독·호주 등은 "안 한다" 일축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다국적군 군함 파견 요구에 국제사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세계 각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낼 경우 역내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이란 전쟁에 휘말리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 내 미국의 동맹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대미 관계 악화를 무릅써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유럽국들은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대응 방안 논의를 서두르는 한편 서구 집단 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이란 전쟁 개입 가능성을 일찌감치 차단하고 나섰다.
독일 정부는 이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은 서구 집단 안보 체제인 나토는 아무 연관이 없다"며 "전쟁이 지속되는 한 독일은 군사적 수단을 통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 시도 등 어떤 일에도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유지는 우리의 이익에 부합한다. 유럽 쪽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논의 중"이라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은 나토의 작전 범위 밖"이라고 선을 그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석유 시장 안정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해야 하지만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결정을 내릴 시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뢰할 수 있고 실행 가능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외교만이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관한 올바른 접근법"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해군 임무 중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으로 확대될 만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자유로운 항행 보장을 위한 모든 방안에 관심이 있다"면서도 "당장은 우리가 무슨 일을 더 해야 할지 얘기할 수 없다. 유럽 동료들과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스 정부는 홍해 선박 보호를 위한 EU 차원의 임무에는 참여할 수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군사 작전에는 어떤 식으로도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 공습에 맞서 중동의 석유 수출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수입 의존도가 유독 큰 아시아 국가들도 난감한 처지다.
우리 정부는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 보호와 에너지 수송로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함정 파견에 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일본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과 법적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검토 중"이라며 "현행법 내에서 가능한 조치와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긴장이 고조된 호르무즈 해협의 항로 보호를 위해 7개국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초 5개국에서 추가된 2개국이 어떤 국가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4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선 한국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을 콕 집어 호르무즈 해협에 함정을 보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원을 받든 받지않든 상관없지만 (동참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며 각국을 압박했다.
중국은 "각국이 즉시 군사 행동을 중단하고 긴장 상황이 더욱 악화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함정 파견 요구를 거부했다.
호주의 캐서린 킹 교통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 함정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협의 중요성을 잘 알지만 (공식적으로 파견을) 요청받은 적이 없고, 관여할 계획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인도 외교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지원과 관련해 미국과 어떤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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