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자축구 대표팀 주장, 호주 망명 신청 철회…"가족 압박 의혹"

이란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 AFP=뉴스1
이란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호주에서 열린 여자 아시안컵에 참가한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주장 자흐라 간바리가 망명 신청을 철회했다고 이란 국영 매체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통신이 인용한 이란 국영 IRNA통신 보도에 따르면 간바리가 호주에서 망명 신청을 철회하고 말레이시아를 거쳐 이란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간바리는 스트라이커로 이란 여자 대표팀 최다 득점 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앞서 이란 대표팀 선수단 가운데 선수 3명과 스태프 1명도 망명 신청을 철회하고 말레이시아로 이동했다. 이로써 호주에서 망명을 신청했던 선수단 7명 가운데 현재 호주에 남게 될 인원은 2명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선수단은 대회 경기 전 국가가 연주될 때 이를 부르지 않으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행동은 이슬람 공화국 체제에 대한 항의의 상징으로 해석됐다. 이후 이란 국영 방송 진행자는 "전시 상황의 반역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과 맞물린 긴장 속에서 벌어졌다. 이란에서는 지난 1월 성직자 체제에 반대하는 시위가 정점에 달한 이후 정치적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직 선수와 해외 페르시아어 매체들은 선수들이 가족을 향한 압박 때문에 입장을 번복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망명 중인 전 이란 풋살 대표 선수 시바 아미니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이란 축구협회와 혁명수비대가 선수 가족들에게 "강력하고 체계적인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반정부 성향 방송 이란인터내셔널도 간바리의 어머니가 혁명수비대 정보부의 조사를 받았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이란 당국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에게 가족 협박이나 재산 압류 위협 등을 통해 압박을 가해 왔다고 지적해 왔다.

반면 이란 매체들은 간바리의 결정을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라며 애국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정부는 선수들에게 망명 신청 기회를 제공했지만 선수들이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밝혔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