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종전 포석'에도 확전…이란 "침략자들 피로 물들일 것"

이스라엘, 이란·헤즈볼라 합동 공격에 레바논 작전 확대
이란, 또 걸프국 공격…호르무즈·중동 해역서 선박 피격 계속

이라크 해안에서 유조선 2척이 이란 공격을 받고 불타는 모습. 2026.03.12 ⓒ AFP=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종전을 위한 포석을 깔았지만 중동 전역에서 확전의 불길은 꺼지지 않고 있다.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란 국방장관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거점인 레바논을 표적으로 작전 확대 준비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카츠 장관은 "레바논 정부가 어떻게 해야 영토를 통제하고 이스라엘을 향한 발포를 막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우리가 직접 나서서 그곳을 점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과 헤즈볼라는 간밤 이스라엘 전역에 대규모 합동 공격을 감행했다. 헤즈볼라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스라엘 공격을 확대해 왔는데, 이란과 조직적으로 합동 작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는 레바논 베이루트. 2026.03.11 ⓒ AFP=뉴스1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헤즈볼라와 함께 5시간에 걸쳐 이스라엘 전역의 목표물 50여 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는 작전에 첨단 미사일과 드론, 로켓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간밤 약 200개의 발사체가 이스라엘 곳곳에 날아왔다며 "개전 이래 헤즈볼라가 가한 최대 규모의 공격"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곧바로 이란 수도 테헤란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대규모 보복 공습을 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타격할 표적이 사실상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면서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 장기화와 유가 급등에 따른 여론 악화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나서 종전 조건으로 전쟁 배상금과 침략 재발 방지 보장을 요구하는 동시에 중동의 이웃 국가들을 겨냥한 무차별 보복을 계속하고 있다.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쿠웨이트 국제공항에서 또 다시 이란발 드론 공격이 보고됐다. 이라크에 위치한 이탈리아 군기지도 드론 공격을 받았다. IRGC는 이날 이스라엘과 UAE, 이라크, 쿠웨이트의 미군 시설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 당한 태국 화물선. 2026.03.11 ⓒ AFP=뉴스1

바다에서도 선박 피격이 잇따랐다. 이날 라이베리아 국적 화물선이 호르무즈 해협 근처에서 발사체 파편에 맞아 화재가 발생했다. 전날 정체불명의 발사체 공격을 받은 태국 화물선에선 남은 선원 3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과 멀리 떨어진 이라크 영해에서도 유조선 2척이 이란 공격을 받아 선원 1명이 사망하고 일부가 실종됐다.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 시설이 위치한 하르그 섬을 둘러싼 긴장도 고조됐다. 앞서 미국이 이란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투입해 이 섬을 장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의회 의장은 "이란 영토의 섬을 공격하면 모든 고삐를 풀 것"이라며 "자제를 아예 포기하고 페르시아만을 침략자들의 피로 물들이겠다"고 위협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