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이란전쟁 장기화땐 재앙…호르무즈 재개 절대중요"

아람코 CEO "여러 산업에 연쇄 반응·도미노 효과"

이란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라스 타누라 정유 시설. 2026.03.02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가 이란 전쟁 장기화 시 세계 석유 시장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CNBC방송에 따르면 나세르 CEO는 이날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과거에도 차질을 겪은 적 있지만 이번 사태는 단연 역내 석유·가스 산업이 마주한 역대 최대 위기"라고 말했다.

나세르 CEO는 "전쟁이 해운업을 넘어 항공· 농업· 자동차 등 여러 산업에 심각한 연쇄 반응과 도미노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며 "혼란이 길어질수록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사우디 동부 유전과 서부 홍해를 연결하는 '이스트-웨스트 송유관'으로 수출 경로를 우회하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운송 재개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 공습 이후 역내 주요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이란은 미국을 배후로 둔 걸프만 친미 성향 국가들을 상대로 보복 공격을 가하며 사우디 정유 공장과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장 등 중동 지역 주요 에너지 인프라를 잇따라 겨냥하고 있다. 이같은 공격에 중동 산유국들은 잇따라 감산에 나서고 있다.

국제 유가는 9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며 약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조기 종식 발언과 주요 7개국(G7)의 전략 비축유 방출 소식에 90달러 안팎으로 내려왔지만 원유 공급 부족 우려는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혁명수비대 간 강대강 발언도 긴장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SNS)를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내 석유 운송을 방해하는 어떤 행동이라도 한다면 20배 더 강력한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이스라엘이 공격을 지속하면 중동에서 '단 1리터'의 석유도 반출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맞섰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