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밀린 가자…'트럼프 평화구상' 협상 사실상 중단

팔 관계자 "전쟁 발발일에 예정됐던 회담 취소…이후 일정 미정"
재건 자금 약속한 걸프국들 전쟁 피해

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민방위 대원들이 이스라엘 공습을 받은 피난민 캠프를 점검하고 있다. 2026.02.0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전쟁이 전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 온 가자지구 평화 구상이 사실상 멈춰 선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협상 상황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가자 전쟁 종식 계획을 진전시키기 위한 회담이 일주일 넘게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1월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사면, 가자지구 재건과 이스라엘군 추가 철수 등을 골자로 휴전 2단계에 돌입했다.

이후 백악관 협상팀은 그동안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서 비공식 협상을 진행해 왔는데,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논의가 사실상 멈춘 상태라는 것이다.

한 팔레스타인 측 관계자는 전쟁이 시작된 날 이집트·카타르·튀르키예 중재자들과 예정됐던 회담도 취소됐으며 새로운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또 이스라엘 남부에 문을 연 민군협력센터(CMCC) 활동도 위축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CMCC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따라 휴전을 감시하고 구호활동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번 중단이 항공편 차질로 대표단의 지역 이동이 지연되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회담은 주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렸다.

이스라엘에 주재하는 외국 외교관들도 현재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관심이 이란 전쟁에 집중되면서 가자 문제는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린 상태라고 전했다.

중동 전쟁 확대로 협상이 중단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외교 성과로 추진해 온 가자 구상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특히 전쟁 직전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던 걸프 국가 중 일부는 지금 이란의 공격에 직면해 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자하 하산은 이들 국가가 "과연 그 돈이 제대로 쓰이는 것인지" 의문을 품고 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에 있는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 나탄 삭스도 "트럼프 행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있어야 평화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며 "이란과의 전쟁은 이를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관심이 없다면 양측의 상반된 목표가 쉽게 다른 결과로 이어져 전투 재개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에 따르면 2월 28일 이후 가자지구에서 최소 16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