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협상하다 공격한 美, 이제 다시는 대화할 일 없어"

오만 중재 고위급 핵 협상 언급…"진전 이뤘다더니 공격해"
"석유 수급 불안, 美·이스라엘 책임…지역 불안정하게 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17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2025.12.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과 다시 대화하거나 협상하는 문제는 다시는 의제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9일(현지시간) 아나돌루에이전시(AA)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PBS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협상 재개나 휴전에도 열려 있는지 묻자 "그가 아직 어떤 발언을 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인들과 다시 대화하거나 미국과 협상하는 문제가 다시 의제에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알다시피 우리는 미국과 대화한 것과 관련해 매우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26일 스위스 제네바까지 올해 들어 3차례 진행된 미국과 이란의 고위급 핵 협상이 오만의 중재 아래 건설적으로 진행되었음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그 이틀 후인 지난달 28일 전격 공습을 감행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세 차례 협상이 진행됐고, 협상에 참여한 미국 측이 스스로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한 뒤에도 그들은 결국 우리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며 "따라서 미국과 대화하는 문제는 더는 우리 의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거듭 말했다.

지난해 6월 이른바 '12일 전쟁' 직전에도 미국과 이란은 여러 차례의 핵 협상을 진행했으며, 6차 협상을 이틀 앞둔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시작했고, 뒤이어 미국도 핵 시설 공습에 가담했다.

또한 아라그치 장관은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선출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기조의 연속성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의미한다고도 강조했다.

석유 공급 불안과 관련해서는 "우리의 잘못도, 우리의 계획도 아니다"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석유 생산과 운송 지연의 책임을 돌렸다.

아라그치 장관은 "전체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든 책임은 이스라엘과 미국에 있다"며 "그래서 유조선과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는 우리뿐 아니라 전체 지역, 그리고 이제는 국제사회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역내 석유 시설을 공격해 석유 공급을 막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절대적으로 불법적인 침략 행위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가 하는 행동은 자위행위이며 이는 합법적이고 정당하다"고 부인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를 공격한다면 우리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지역에 있는 그들의 기지, 시설, 장비, 자산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며 "그 결과 전쟁은 전체 지역으로 확산할 것이고, 그것은 우리 책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