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최고지도자에 하메네이 아들 유력"…강성 혁명수비대 승리(종합)

NYT "전문가회의, 이르면 4일 후계자 발표…IRGC 밀어붙여"
반대파 탄압하는 강경 보수 성향…IRGC와도 긴밀한 관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둘째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 2024.10.0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후계자로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56)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전문가회의가 이날 오전과 저녁, 2차례 화상회의를 열고 이르면 4일 오전 모즈타바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발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이란 당국자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이란을 이끌 자격을 갖추고 있다"며 임명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일부는 모즈타바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회의는 국민이 선출한 88명의 이슬람 성직자로 구성되며 이란 헌법에 따라 최고지도자를 선출한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종교 중심지인 콤 시의 전문가회의 건물을 공격했으나 이 건물은 비어 있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이란 반(反)정부 매체인 이란 인터내셔널도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전문가회의가 모즈타바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부친과 마찬가지로 이란의 강경 보수 진영과 궤를 같이하는 인물이다. 이란 내부에서 정권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외적에 대해서는 단호한 정책을 취하는 방향을 지지해 왔다.

콤 시의 신학교에서 시아파 신학을 가르치는 중견 성직자로, 공식 정부 직책을 맡은 적은 없으나 하메네이의 '문고리 권력'(gatekeeper)으로서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이란 신정 체제를 수호하는 IRGC와도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 2019년 모즈타바에게 제재를 부과하면서, 그가 공식 직함을 보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최고지도자를 대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모즈타바는 하메네이의 잠재적 후계자로 여러 번 거론돼 왔지만 유력한 후보로 간주되지는 않았다. 그를 최고지도자로 승격시키는 것이 1979년 이슬람 혁명이 타파한 군주제를 연상시키는 세습적 권력 이양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모즈타바의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란 당국이 모즈타바를 눈에 띄지 않게 숨겨두려 해 왔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존스홉킨스대에서 이란과 시아파 이슬람을 연구하는 전문가 발리 나스르는 "그는 오랫동안 후계자가 될 것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지난 2년 동안은 그 가능성이 레이더에서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며 "만약 그가 선출된다면 현재 정권을 주도하는 세력이 훨씬 더 강경한 IRGC 측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테헤란의 분석가 메흐디 라흐마티는 이란 정권의 지지자들은 물론 반대파들 역시 그를 하메네이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최종 후보로 거론되는 다른 인물로는 알리레자 아라피, 세예드 하산 호메이니가 있다.

성직자이자 법학자인 아라피는 하메네이 사망 이후 구성된 3인 임시 지도부의 일원이다. 지도부 과도위원회의 일원이다. 호메이니는 이란 초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다.

이들 모두 온건파로 평가되며, 특히 호메이니는 이란에서 주변으로 밀려난 개혁파 정치 진영과 가까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maum@news1.kr